MS 새 사령탑 누가 될까

 이달 초 김재민 사장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뒤 후임 사장으로 누가 취임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어섰으며 매출액도 99회계연도 동안 1000억원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SW)업체로 부상해 후임 사장의 성향과 경력에 따라 2000년을 시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사령탑으로 누가 취임할지는 아직 어느 누구도 모르는 실정이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관계자나 인사담당부서에서도 전혀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헤드헌터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보다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후임 사장의 선임 가능성을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부승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가 하면, 또 일부에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외부영입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시하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제3의 가능성, 즉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지사가 한국을 관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업계 관계자들은 내부승진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만큼 토착기업이 됐기 때문에 내부에서 승진하는 것이 앞으로도 무리없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그동안 회사 체계가 안정을 찾은 탓에 내심으로는 내부승진을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만약 후임 사장이 외부에서 영입되면 운신의 폭이 부자연스러워질 가능성이 있어 이같은 바람을 드러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승진 가능성을 예측하는 또다른 이유는 웬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을 국내에서 찾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

 마이크로소프트의 후임 사장자리를 외부 인사로 채울 가능성도 있지만 이같은 경우 사장 선임에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사업을 둘러싸고 후임 사장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간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어야 하는데다 내부 직원들의 의사도 타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2000회계연도를 시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후임 사장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우리나라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1%에도 못미칠 정도로 작지만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해 우리나라를 일본과 동등한 「퍼스트 티어(First tier)」 수준으로 올렸다. 이때문에 이같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면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웨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와 같이 미국의 입장만 대변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내상황에 맞도록 현지화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전략이 유지되리라고 본다』며 『후임 사장은 국내 업계 및 소비자들의 요구와 본사의 요구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오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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