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76년 삼성전자 입사
◇77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현재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장 이사
◇주요 개발 제품 : 슬림형 VCR(83년), 파브 프로젝션(98년), 평면TV(99년)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에서는 지상파TV 표준규격으로 NTSC(National Television Standard Committee)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525개의 수직 라인을 기수(홀수, Odd) 및 우수(짝수, Even)필드로 나눠서 화면에 표시하는데 각각의 필드는 원래 화면의 홀수번째 라인과 짝수번째 라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필드를 겹쳐 하나의 화면을 구현하게 된다.
그동안 일반적인 TV주사방식으로 채택돼온 비월주사(Interlace)방식은 기수·우수필드의 주사선이 한 화면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초당 60장씩 보내기 때문에 동영상을 구현하는 데 시각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점차 TV의 고화질 추세가 이어지고 각종 기기와의 호환(Inter
face) 문제가 대두되면서 현재의 방식을 고해상도로 개선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현행 비월주사 방송방식은 기수·우수필드를 번갈아 보내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면 화면이 깜박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움직임이 많은 영상보다는 움직임이 적은 영상에서 많이 관찰된다. 특히 물체의 경계선이나 화면자막 등에서 떨림현상(Line Flicker)이 나타나게 된다. 화면이 커질수록 비월주사방식의 떨림현상은 더욱 눈에 띈다. 따라서 현행 비월주사방식으로는 TV가 대형 화면을 구현할수록 화질에서 한계가 발생한다.
이같은 떨림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한 필드당 사용되는 라인수를 많게 하거나 모든 필드가 동일한 위치에서 데이터를 표현하도록 하는 순차주사(Progressive)방식으로 바꿔줘야 한다. 한 필드당 사용되는 라인수를 많게 하면 기수·우수필드가 번갈아 가면서 데이터를 보여주더라도 워낙 촘촘하게 라인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화면상으로는 떨림현상을 발견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물론 1080개의 주사선으로 구성된 비월주사방식의 HD급 디지털TV는 떨림현상이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주사선수가 현재의 NTSC 기준인 525개보다 월등히 많아야 하므로 하드웨어 제조원가가 상승해 일반 TV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비월주사와 순차주사를 비교해보면 정지 영상의 경우 비월주사방식은 기수·우수필드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데이터를 표시하므로 특히 문자 등 표시라인이 적은 화면에서는 떨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순차주사방식은 기수·우수필드 모두 같은 위치에서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표시하므로 떨림현상 없이 보다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비월주사방식의 화면을 순차주사로 변환하면 떨림현상이 없어져 눈에 피로를 덜어줄 뿐 아니라 수직 해상도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주사선이 2배가 되면서 프로젝션TV 등 대형 화면에서는 기존 비월주사방식에 비해 월등한 화질이 구현된다.
그렇다면 과연 순차주사방식은 어떻게 구현되는가. 순차주사방식은 한 필드당 수직 주사선을 현재의 262.5라인에서 525라인으로, 주사비율(Scan Rate)을 두배로 높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수직 주파수는 그대로 60㎐지만 수평 주파수는 기존 비월주사방식의 2배가 된다. 때문에 순차주사로 변형된 각 필드는 기존 비월주사방식의 기수·우수필드에서 서로 엇갈려 있던 위치상의 차이가 없어지고 모두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하게 된다. 그만큼 기수·우수필드의 차이가 사실상 없어지게 된다.
그런데 순차주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사선들 사이에 새로운 선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내삽(內揷, Interpolation)기법을 사용해 원래 있던 주위 화소들을 가지고 새로운 값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서 어떤 방법으로 내삽해 주느냐에 따라 화질에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원래의 주사선수인 262.5라인에 262.5라인을 추가로 내삽해 525라인을 만들기 때문에 기수·우수필드가 모두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하게 된다. 각 필드마다 다른 필드에서 보여주는 위치에 새로운 라인이 삽입되기 때문에 떨림현상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새로 삽입하는 라인은 단순히 현재의 값을 2배로 끌어올린다고 해서 해상도가 좋아지진 않는다. 보다 좋은 화질을 얻으려면 새로 삽입되는 라인의 각 화소마다 주위의 화소값을 고려해 최적값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주위에 있는 원래 라인의 화소값을 가지고 최적의 내삽조건을 찾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동작(Motion)값을 추출하여 움직임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화소를 내삽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데이터는 현재 필드의 상하좌우 화소값(Spatial Data)과 이전 또는 다음 필드의 화소값(Temporal Data)이 있다. 움직임이 많은 영상은 현재의 필드와 다음 필드 사이의 데이터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내삽하려는 위치에 서로 다른 필드의 데이터가 모두 반영되면 현재 필드의 위아래 라인과 상관도가 없는 데이터가 생성돼 눈에 거슬리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즉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을 이전 또는 다음 필드의 화소값만을 사용하여 순차주사 화면으로 만들면 필드간 화면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화면이 불안정해진다. 또한 움직임이 없는 영상의 경우에는 같은 데이터라도 기수·우수필드의 위치가 1라인씩 어긋나 있으므로 현재 필드의 데이터만을 사용할 경우 기수·우수필드 반복시에 위아래로 화면 떨림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작탐지(Motion Detection)기법을 사용한다. 이 기법은 현재 화소가 시간적으로 얼마나 바뀌는가를 측정하는 것으로 이 값의 변화에 따라 두 화소값을 적절히 조합하여 내삽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상저장(Picture Memory)은 1프레임(기수필드+우수필드)을 저장하여 프레임모션과 필드모션을 모두 검출할 수 있도록 한다. 정지상태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프레임모션이 검출돼야 하고 빠른 움직임을 위해서는 필드모션이 검출돼야 한다. 이렇게 추출된 프레임 및 필드모션에 의해 현재 필드와 다른 필드의 데이터 조합 정도가 결정되어 새로 삽입하려는 라인의 화소값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탐지회로에서 동작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경우 전파잡음(Noise)을 움직임으로 잘못 인식해 정지영상에서 잘못된 움직임값을 추출하게 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둔감할 경우 움직임 영상을 정지영상으로 잘못 판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동작탐지회로에서 정확한 움직임값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작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저역필터(Lowpass Filter)를 사용하며 정확한 동작 정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주위 화소들에 대한 움직임 정보도 참조한다.
지금까지 아날로그TV에서의 화질개선은 주로 전파잡음 삭감(Noise Reduction), 윤곽선 보정, 특별한 컬러처리기술 등 주로 화소값을 바꾸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순차주사 변환기법은 화면의 주파수 및 해상도를 바꾸면서 새롭게 데이터를 만드는 획기적인 화질개선법이다. 이와 함께 순차주사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수평동기가 기존 비월주사방식보다 두배의 주파수를 가져야 하며 편향방식도 달라지게 된다.
이같은 순차주사방식은 지상파 방송의 화질을 수신측에서 높이기 위해 선보인 방법이다. 정보시대에 따라 TV에서도 문자정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비월주사방식에 비해 더 유리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구나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순차주사방식으로 화면을 나타내기 때문에 향후 TV수상기를 컴퓨터 모니터로 호환 사용하는 측면에 있어 기본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순차주사 변환기법은 디지털TV 방송개시를 앞두고 기존 아날로그TV의 화질을 최대한 개선하는 데 주 목적이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순차주사로 출력하는 컴퓨터와의 연결성 등 정보시대에 필요한 기능성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대형 프로젝션TV 등에서는 기존 비월주사방식을 사용할 경우 주사선이 거칠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순차주사방식은 향후 대형 TV에서 필수적인 주사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순차주사 변환과 관련된 알고리듬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으며 화질이 더 좋으면서도 크기는 작은 칩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만큼 순차주사방식 TV는 계속해서 고화질 및 다기능으로 발전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방송형태는 비월주사와 순차주사방식이 혼용되고 수신기에서는 PDP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채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의 TV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정보전달 측면으로서의 의미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TV의 대형화와 문자정보 및 정지 영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순차주사 변환방식은 계속해서 TV의 핵심적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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