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아이젠전기 이성용 사장

 『헐값에 많이 팔기보다는 적게 팔더라도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품질과 성능으로 당당히 승부할 생각입니다.』

 아이젠전기의 이성용 사장(47)은 차세대 수출 유망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MP3플레이어가 국내 업체들간의 제살깎아먹기식 과당경쟁으로 인해 벌써부터 수출시장에서 가격질서가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위성방송수신기의 전철을 밟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요즘 들어 진행되고 있는 MP3플레이어 분야의 업체 난립과 과열경쟁 양상이 불과 얼마전에 위성방송수신기 분야에서 벌어졌던 사례와 매우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위성방송수신기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유망 수출 상품중 하나였다.

 하지만 크고 작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금은 업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체 수가 늘면 자연스럽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품질 및 성능 경쟁보다는 수출단가 인하 경쟁에 치중함으로써 대다수 업체들이 출혈수출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젠전기는 이미 지난 4월부터 MP3플레이어의 제품 양산을 끝내고 유럽 지역에 수출을 시작했지만 그간 모든 진행 상황을 물밑에서 조용히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산모델의 개발을 끝내고 지난해부터 오더확보를 위해 여러 바이어들과 접촉을 벌이는 동안에 겨우 시제품을 만든 몇몇 업체들이 수출단가를 터무니없이 낮춰 제시, 바이어들을 현혹하는 바람에 수출협상을 벌이는 데 적잖은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라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스웨덴의 멀티미디어전문업체인 마캅(Macab) 등 몇몇 해외 바이어들이 아이젠전기가 개발한 플래시메모리타입 MP3플레이어의 품질 및 성능을 인정해 줌으로써 지금은 매달 5000대 정도를 직접 양산해 수출하면서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AP)」라는 브랜드로 유럽과 국내에서 동시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젠의 제품은 음질이 우수하고 사용이 편리해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유력 전문지인 「PC포멧」은 최근호에서 유럽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6종의 MP3플레이어를 모아놓고 벤치마킹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DAP」는 값이 가장 비싼데도 불구하고 가장 좋은 평가를 얻었다.

 트레블(고음)과 배스(저음)기능을 통해 장르별로 음색 조절이 가능하고 사용자들이 이퀄라이저를 스스로 설정해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곡안에서 감기·되감기 동작이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간단한 클릭조작만으로 다운로드에서 파일변화까지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크게 어필한 것 같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또한 64MB 플래시메모리를 기본으로 최대 128MB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는 DAP는 초전력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배터리 한 개로 12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아이젠전기는 요즘 들어 바이어들의 주문이 쇄도함에 따라 라인 증설작업에 한창인데 유럽에 이어 중국과 브라질로부터 각각 5만대, 3만대의 오더를 확보했으며 일본 업체와도 활발한 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어 연내 10만대 이상은 무난히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 연말부터는 유무선 전화기와 MP3플레이어를 결합시킴으로써 PC없이도 네트워크 기능을 통해 디지털 음악과 인터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첨단 제품을 상품화하는 한편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플레이어와 디지털오디오브로드캐스팅(DAB)시스템을 개발해 명실상부한 기술력을 갖춘 디지털 전문업체로서 거듭 태어날 계획』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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