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화제> 자율 이동로봇 경진대회

 최근 삼성동 코엑스전시장에서 열린 「99컴퓨터문화축제」는 컴퓨터가 연주하는 음악과 인터넷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로봇이 우유팩과 음료 캔을 각각 정해진 목표(골)에 넣는 경기를 벌인 「제6회 자율이동로봇 경진대회」.

 연세대 로봇 실험실(팀장 박태욱·30)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10개 대학에서 모두 21개 팀이 참가해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다.

 물체를 식별해 이를 정해진 곳까지 옮겨놓을 수 있는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센서기술에다가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갖춰야만 도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의 영광은 동양공전 학생들로 구성된 「3인조」 팀에 돌아갔다. 또 순천향대의 「제로」와 「다크 호스」 팀도 각각 2, 3등을 휩쓸어 좋은 성적을 냈다.

 이에 비해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로 구성된 「모노크롬」과 「꼬마전구」 등 5개 팀은 모두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성적이 저조했다.

 박태욱씨는 『전문대와 지방대 학생들은 이러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취업 때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이를 위한 준비에 전력을 다하지만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에 대한 불안을 덜 느끼는 「세칭」 명문대 학생들은 이러한 행사에 참가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대학생들이 3, 4명씩 팀을 이뤄 로봇을 제작하다 보면 기계가 작동하는 원리와 컴퓨터의 구조 등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의 자료를 찾아야 하는 등 공부를 할 수밖에 없어 그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된다고 역설한다.

 박태욱씨가 로봇 경진대회 행사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그가 박사과정(기계과)에 갓 입학해 로봇 실험실의 팀장이 된 지난 96년부터. 그는 그 때부터 같은 실험실에 소속된 10여 명의 후배들과 매년 여름 전국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로봇 경진대회 행사준비를 도맡아 왔다.

 또 연세대 로봇 실험실에는 석사과정 4학기에 다니고 있는 이종호씨(24)를 포함해 10여 명의 후배들이 현재 박씨를 도와 대학생들을 위한 로봇행사 준비와 뒷마무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세대 로봇 실험실을 지키는 학생들의 꿈은 사람을 닮은 「지능로봇」을 개발하는 것. 박태욱씨는 이를 위해 최근 로봇의 힘과 위치를 제어하는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이 사람과 같은 지각능력을 가지려면 이러한 기술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로봇 실험실에는 박씨 외에도 고체촬영소자(CCD) 카메라나 CMOS 이미지 센서에 포착된 동영상 신호를 처리하는 시각처리 부문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종호씨 등 로봇 개발의 「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능로봇의 개발이 결코 헛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