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급변하는 PC 시장 (4);가격체계 변동

 PC가격 체계가 크게 바뀌고 있다.

 미국시장에 불어닥친 저가PC 경쟁이 국내시장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제품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시장요인으로 등락을 거듭했던 PC 가격은 최근 하락세 속에서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우선 국내 PC시장의 저가경쟁은 올들어 현주컴퓨터, 엑스정보산업 등 중견 PC 제조업체들이 대당 60만원대의 초저가PC를 출시하면서 점화됐고 이어 지난달부터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등 대기업들이 100만원대 이하의 제품을 국내시장에 선보이면서 본격화됐다.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은 재고부담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대대적인 수출 추진에 따른 대량생산을 꾀하면서 제품가격을 크게 인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이 출시한 초저가PC는 인텔 셀러론 400㎒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32MB 기본메모리, 4.3GB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56Kbps 모뎀 등 최신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은 99만원이다.

 특히 최근에는 엘렉스컴퓨터, 성일컴퓨텍 등 올들어 IBM 호환PC 사업에 참여한 중견업체들도 대당 60만원대의 제품 출시를 서두르면서 PC 저가경쟁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가 이달부터 판매한 「인텔리전트PQ」는 인텔 셀러론 366㎒ CPU, 4.3GB HDD, 40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장착하고도 부가세를 포함한 제품가격이 69만9000원이다.

 성일컴퓨텍도 이달 초 15인치를 포함한 99만원 짜리 초저가 제품(모델명 프라이드404)을 출시했다. 성일컴퓨텍이 이번에 선보인 「프라이드404」는 인텔 셀러론 400㎒ CPU, 4.3GB HDD, 40배속 CD롬 드라이브, 56Kbps 모뎀, 32MB 기본메모리, 8MB 비디오 메모리 등을 갖추고 있으며 15인치 모니터를 제외한 본체가격이 60만원대다.

 국내 PC가격은 이같은 저가경쟁 속에서도 큰 가격등락이 없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다양한 시장요인에 따라 주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했던 PC가격은 최근 상승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또 사양의 분기별 PC 가격하락률도 기존에 15%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내 PC 가격이 이처럼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은 컴퓨터 주변기기와 부품 수급이 원활해진데다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이 밀어내기식 판매경쟁을 지양하고 실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해외 수출물량 증가에 따른 국내 PC공급이 원활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 등 국내 PC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했던 저가의 밀어내기식 판매를 중단했으며 지난해까지 분기별로 평균 4회 정도 실시하던 할인판매 행사를 올들어 2회 정도로 크게 축소했다.

 PC업계는 또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한때 향후 1개월 판매분까지 확보하고 있던 재고물량을 2주 판매분으로 축소했다. 특히 컴퓨터 주변기기와 부품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데다 제품 수급이 원활해지는 것도 PC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품귀와 공급물량 초과를 거듭하면서 한달 동안에도 수차례 등락을 거듭했던 CD롬 드라이브, HDD, 메모리 등 각종 컴퓨터 부품과 주변기기 가격은 최근 각 부품 제조·공급 업체들이 시장수요 예측 분석에 따른 적절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데 힘입어 큰 등락폭 없이 안정적인 기조를 이루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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