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업계, 불법복제 "주의보"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선 조립PC 업계가 자정 차원에서 SW를 탑재하지 않고 단순히 시스템만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프로그램을 복제해 줬다가 피해를 입는 업체가 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립PC 업계가 윈도98 등 프로그램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나 일부 소비자들이 시스템을 구매하면서 교묘한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탑재하도록 요구한 뒤 사법기관에 처벌을 의뢰하고 있어 조립PC 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상인들은 이에 대해 자율적으로 정품사용 차원에서 운용체계없이 시스템만 판매해 오고 있는 시점에서 조사기관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의로 불법복제를 유도하는 흔적이 역력하다며 방법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나진상가에 위치한 한 조립PC 업체는 지난 5월말 서울시 중랑구에 사는 김모씨에게 펜티엄Ⅱ PC를 SW없이 118만9000원에 판매했으나 1주일 뒤 김씨가 매장을 찾아와 『메모리가 없다』며 항의했다.

 이 업체는 메모리를 탑재해주고 김씨를 돌려 보내려고 했으나 김씨는 메모리없이 판매한 것을 트집잡아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테스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업체가 프로그램을 깔아 잘 돌아가는 것을 확인시켜주자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다른 M모업체는 조립PC를 판매하면서 『운용체계는 탑재시켜주지 않는다』고 하자 소비자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진다』는 서명을 하면서 불법복제를 요구해 SW를 탑재해 줬다가 적발됐다.

 나진상가의 K씨의 경우는 더 황당하다. 소비자가 CPU를 구입한 뒤 PC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영수증 발급을 요구해 영수증을 발급해주었다가 불법복제로 고발됐다.

 한편 용산 전자상가에 최근 불법복제 단속이 강화되자 그동안 용산 상점가진흥조합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진행해왔던 윈도98 DSP가격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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