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올들어 퇴직 관료들을 출연연 감사로 대거 선임한 데 이어 지난 5월 말 직제개편으로 물러난 고위직 공무원들을 산하 9개 출연연에 근무지 지정 형태로 파견해 관련기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달 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등 산하 9개 기관에 「초과인원에 대한 근무지 지정」 공문을 보내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발생한 초과인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상청 및 출연기관, 유관기관에서 추진중인 주요 현안사업을 수행토록 근무지를 지정한다고 통보했다.
과기부가 근무지 지정을 통보한 곳은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한국과학기술평가원·한국과학문화재단·기상청·과학기술정책연구원·고등과학원·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 등 9곳으로 근무지 지정을 받은 사람은 1급 1명, 이사관 3명, 3급 1명, 부이사관 1명, 서기관 1명 등이다. 현재 과기부는 물론 지정된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이들이 수행하는 과제는 기상지식관리 및 기상연구사업강화 등 1∼2명을 제외하고는 재직시 업무와는 동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과기부의 고위관계자는 『이게 어디 과기부만의 문제냐』며 『행자부측이 아무 대책 없이 「본부 근무자들의 근무활동을 지원하라」는 공문을 보내와 관례대로 근무지 지정이라는 방법을 쓴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IMF 이후 구조조정 수난을 당한 민간기업 부설연구소 연구원들과 출연연 관계자들은 『과기부의 사례는 공무원 전체로 보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전체적으로 부처마다 이처럼 놀고 먹는 공무원의 수가 200∼300명은 되지 않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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