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업체 사장들이 최근 모임을 가졌다. 요즘들어 잘 나간다는 사장들이다. 대부분 30대 초반, 20대 후반의 사장들이다. 사업보다는 인터넷에 중독된 부류의 환자(?)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내뿜는 인터넷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인터넷은 문화고 생활이다. 여기에 비즈니스는 한 부분이다. 인터넷을 돈으로만 보고 사업에 뛰어든다면 자신은 물론 주위의 인터넷 업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코스메틱랜드 최선호 사장)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특히 현금 경품을 중심으로 네티즌을 유혹하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인터넷 마케팅은 돈」이라는 등식을 업체 모두가 인정한다면 스스로 물을 흐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제이앤제이미디어 이진성 사장)
『대부분의 IT산업을 미국 등 선진외국이 장악한 것이 현실이다. 비록 하드웨어는 외국 기술을 쓰지만 정신까지 물들어서는 안된다.』(웹월드그룹 장진우 사장)
모임에 참석한 사장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열띤 토론의 결과는 업체 스스로 자정하자는 것과 함께 힘을 뭉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체로 키우자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마케팅에서 불거진 문제들이다. 인터넷 마케팅은 여러 차례 사회문제로 지적됐고 인터넷 버블의 주범으로 항시 감시의 대상이 되어왔다. 인터넷 마케팅의 효과는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 비용대비 효과를 산출해낸 생산성지표도 나온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마케팅에 쏟아붓는 돈은 실로 막대하다.
「클릭 한번에 1억원」이라는 광고가 나오는가 하면 모 업체는 20억원을 쏟아부어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였다. 또 10억원을 1000만원씩 100명에게 나눠준다는 경품행사도 있다. 결국 돈으로 유인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이를 사업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이들은 대부분 인터넷 포털을 지향하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장상황으로 미뤄볼 때 이같은 마케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포털업체들의 주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광고시장 규모는 올해 300억원 수준. 물론 해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해도 올해 이들 업체의 마케팅비용은 과다하다. 현재 관련업체가 쏟아붓는 비용이 100이라면 매출은 30에 머무는 수준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물론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잠재적 미래가치를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한다 해도 과다한 마케팅 비용은 결코 상계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이같은 사실은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거액을 들여 유치에 나서온 가입자수의 허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전산원의 「99 국가정보화백서」에 의하면 5월 현재 인터넷 이용인구는 437만명선. 각 포털업체들이 주장하는 가입자수는 합하면 700만명이 넘는다. 산술적 계산으로도 무려 263만명의 허수가 발생한다. 여기에 포털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를 뺀다면 허수는 더욱 커진다. 결론은 중복가입이거나 허위공개라는 얘기다. 현금경품을 좇아 일시 가입한 경우이거나 여기저기 가입해 놓고 실질적인 이용은 하지 않는 부류들이다. 이들을 가입자 또는 이용자라고 명단에 올려놓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경품 마케팅에만 주력할 뿐 콘텐츠 개발이나 편의성 확보 등 실질적인 서비스가 뒤따라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모든 여력을 이벤트나 경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서비스 향상에는 소홀하게 된다.
포털 이용자는 결국 흡족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경품을 노려 중복가입한 가입자의 경우 실질이용은 콘텐츠의 질에 따라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터넷 마케팅의 정확성을 고려하고 신뢰를 주기 위한 채널이 필요하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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