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디지털 정보화 시대

정칠성 더한시스템 사장

 기술의 진보가 가져다 주는 삶의 혜택을 한껏 누리고 있는 지금, 과거 사회변혁을 주도했던 철학·종교·예술적 가치관이 신기술 혁명의 거센 바람에 한풀 꺾이고 있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기술발전이 사회변혁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원하는 정보를 마음대로 얻을 수 있게 됐으며 과거 일부 선택된 자들만의 혜택으로 여겨졌던 정보를 대중도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는 등 그야말로 오늘날의 기술진보는 눈부실 정도다.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 연일 접할 수 있는 인터넷 및 디지털 통신용 네트워크, 이에 수반된 각종 부가서비스 등의 자료는 관련업체 종사자들조차도 지식습득의 한계를 느낄 만큼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디지털 데이터 압축기술 및 전송기술의 진보는 과거 아날로그 신호변형을 통한 응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디지털 정보시대로의 행진에 속도를 더해주고 있다. 이들 기술은 다가오는 21세기 사회의 변혁을 주도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성방송·케이블TV·이동통신 분야를 포함한 방대한 유·무선 네트워크의 구축은 정부 주도하에 수많은 기업 및 관련 종사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일구어낸 우리의 큰 재산이요, 자랑이다. 물론 지금도 행정적 시행착오와 경험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우리의 노력과 의지는 확고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요즈음 편리하고 손쉽게 정보를 취득하고 있으며 통신의 자유 역시 마음껏 누리고 있다.

 하지만 제반 기술분야, 즉 네트워크 통신용 단말기 및 전송 요소기술 등의 근간 기술분야에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설령 하드웨어 기술의 벽을 넘었다 하더라도 이같은 방대한 네트워크에 제공될 서비스용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디지털 정보시대」란 궁극적으로 대중에 개방된 정보인프라를 통한 산업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가 힘겹게 구축하고 있는 각종 네트워크설비 등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은 정보통신용 소프트웨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의 확충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교육정책에 이르기까지 현 제도의 오류를 재검증해 실질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인식을 전환하는 한편 참신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발굴, 각종 매체에 자유롭게 표출해 국민이 스스로 비판·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또한 미래지향적인 핵심 요소기술의 개발, 가능하다면 우리가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분야까지 상업 목적만이 아닌 실험적 차원의 국책 프로젝트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필요할 때에는 상업화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 등의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디지털 정보네트워크 산업에 대한 정확하고도 체계적인 코드분류를 통한 과학적인 산업관리 및 표준화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이를 게을리할 경우 정부가 추후 각종 산업분야의 체계적 관리능력 부재의 상황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관련자들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각 관련업체나 교육기관 등을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을 피부로 체험하고 생생한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려는 자세를 갖추는 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 디지털 정보사회를 준비하는 일, 이는 곧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무한한 기회의 장으로 들어가는 열쇠이기도 하다. 지금 이를 게을리한다면 밝은 미래는 우리와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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