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産 컴팩트 카메라 "수입규제 풀린거 맞아?"

 이달부터 콤팩트 카메라의 수입선다변화조치가 해제됐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일산 제품이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관계자들을 당혹케하고 있다.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된 지 이미 보름이 다 돼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산 제품을 들여와 판매에 나선 업체가 전무할 뿐 아니라 출시 스케줄조차 명확히 밝히는 업체도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일산 콤팩트 카메라를 취급하고 있는 곳은 신도시스템과 아남인스트루먼트·정안물산 등이다.

 그러나 일본 리코사의 동남아산 제품을 수입해 시판해온 신도시스템은 아직까지 리코가 일본내에서 만든 콤팩트 카메라를 들여올 계획조차 없다.

 일산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해 시판하고 있는 아남인스트루먼트는 그동안 콤팩트 카메라보다는 일안반사형(SLR)에 주력해왔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지난해 12월 SLR기종이 수입선 다변화에서 해제됐지만 아직까지 자사 조립제품을 주종으로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일산 완제품 수입판매에 소극적이다. 여러 기종의 콤팩트 카메라도 수입시판할 예정으로 있지만 아직까지 모델선정이나 가격책정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림퍼스사의 콤팩트 카메라를 취급하고 있는 정안물산은 상반기 동안 전국에 AS지정점을 구축하고 15개의 모델을 선정해 놓는 등 왕성한 준비를 했지만 막상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되자 오히려 한 걸음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우성포토교역·SK글로벌·동원정밀 등 일산 필름이나 SLR카메라를 취급해온 업체들도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계기로 콤팩트 카메라의 수입판매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일산 콤팩트 카메라의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산 밀수제품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 시장의 30%에서 최대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일산 밀수품들은 관세와 부가세 등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정식 수입품에 비해 30%정도 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아직까지 정식 수입품의 가격을 어느 선에 맞출 것인가를 쉽게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되도록 밀수품의 가격에 근접하도록 수입품 가격을 책정하려는 욕심이지만 일본 업체들은 공급 가격을 내려주는 대신 많은 물량을 구입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다른 한가지는 밀수품을 제외한 국내 콤팩트 카메라 수요의 6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항공 때문이다.

 일산을 취급하려는 업체는 삼성항공이 일산에 대응해 어떤 가격전략을 취할지에 주목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삼성항공이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또한 수입 판매사들끼리 눈치보기도 극심한 상황이다.

 이들은 누가 어떤 제품을 어떤 가격에 시판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자기의 카드를 먼저 내놓으려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여름방학과 하기 휴가철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하순부터 늦어도 내달초까지는 관련업체들이 시장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일전을 앞두고 치열한 탐색전이 전개되고 있는 기간이며 조만간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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