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로운 도전 디지털 방송 (7);TV와 인터넷의 만남

 「TV를 닮은 인터넷, 인터넷을 닮은 TV.」

 최근 방송·통신·컴퓨터 분야의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21세기 미디어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 개발전략이다. 세계 유수의 방송사와 정보통신업체들이 TV와 인터넷 기술간의 접점을 찾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에 기반을 둔 대화형TV가 21세기 새 밀레니엄 시대를 주도하는 전략상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터넷기반 대화형TV의 가장 초보적인 형태는 MBC가 올초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인터넷 데이터방송(일명 「인터캐스트」)이다. MBC가 현재 에어코드사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방송은 TV의 빈 주사선을 활용해 날씨·의료정보·공연정보·영어교육·게임정보·도서정보·골프정보 등 콘텐츠 정보를 인터넷 표준언어인 HTML로 전송하는 것이다. MBC는 현재 콘텐츠제공사업자들과 제휴해 30여종에 달하는 콘텐츠를 제공, 천리안·유니텔·나우누리 등 통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ISP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TV망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두루넷 역시 MBC뉴스, m·net, YTN 등의 방송프로그램을 가입자들에게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TV와 인터넷간 서비스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월드 게이트 커뮤니케이션」사는 미 특허청으로부터 채널 하이퍼링크 기술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 기술은 케이블TV사업자가 제공하는 리모컨을 이용해 시청자들이 TV를 시청하면서 방송프로그램이나 광고와 관련된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령 미국의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을 시청하다 휴식시간에는 TV리모컨을 이용해 슈퍼볼 관련 웹사이트에 접속, 기념품을 사거나 미식 축구선수의 전적이나 이력 등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통신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인터넷 TV수상기의 일종인 AOL TV를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따라 대화형TV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OL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 세트톱 박스업체인 「필립스」 등과 제휴해 전자우편·상품주문·방송프로그램 시청 등이 가능한 TV를 내놓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위성방송사업자인 「에코스타」와 MS 역시 고속 인터넷 세트톱 박스·리모컨·무선 키보드로 이뤄진 새로운 대화형 단말기를 개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 위성방송을 통해 제공되는 TV를 시청하면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의상에 대해 친구들과 전자우편으로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일본도 TV와 인터넷간의 기술적인 수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영방송인 NHK가 추진하고 있는 대화형TV인 「ISTV(Integrated Service Television)」 계획도 그 중 하나다. NHK가 현재 테스트중인 ISTV는 프로그램 스케줄, 뉴스, TV뉴스 페이퍼, 영어뉴스, 전자우편, 백그라운드 음악(BGM) 등 메뉴로 구성돼 있어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해당 메뉴를 찾아가면서 TV를 시청하거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인터넷과의 연결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지만 영국의 디지털 지상파방송사업자인 「온디지털」은 2개의 데이터 채널을 이용해 날씨·증권 등 정보와 온라인게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BBC 역시 디지털 멀티채널을 통해 기존의 아날로그시대에는 맛볼 수 없던 다채널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들 서비스 역시 장기적으로는 인터넷과 연동될 게 틀림없다.

 대화형TV의 또 다른 형태로 현재의 VCR와 유사한 제품인 「티보」나 「리플레이」 등 솔루션 역시 아직 웹TV와 같은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디오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와 MPEG2기술을 활용해 방송프로그램을 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으로는 이들 서비스 역시 인터넷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만의 「가상 채널」이나 「마이 채널」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