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국제 풀린 공작기계시장 "일본 태풍" 분다

 일본 공작기계 업체들이 수입선다변화 제도 해제에 따라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말로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해제됨에 따라 이들은 공장 신축, 법인 설립, 대리점 구축 등의 다양한 형태로 직접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수입선다변화 규제에서 제외됐던 일본 산업용 로봇 업체들도 가세해 이들의 한국시장 공략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는 공작기계 업계나 한국무역협회 및 대다수 경제연구소들의 『일본 공작기계 업체들의 한국내 직접 영업 기반이 부족하고 제품가격이 비싸 점진적 시장진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 일본업계의 잇따른 한국시장 진출 움직임은 한국경제의 회복세 돌입, 장기적 시장 안정성, 자국내 수요부진 타개 노력 등이 한국 수요자들의 일본제품에 대한 높은 인지도·신뢰도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파낙은 일본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내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경남 김해시에 약 80억원을 투입, 로봇 시스템, 와이어 커트 방전가공기, 컴퓨터수치제어(CNC)드릴, 전동 사출성형기, 산업용 로봇, 기계 및 자동화시스템 생산라인 전용공장을 신축했다. 향후 이 공장을 아시아지역 로봇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 세계 로봇시장 점유율을 기존의 20%에서 5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오쿠마는 하반기 중 판매 대리점이 있는 서울지역에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 거점인 「테크니컬 센터」를 설립해 고객에 대한 기계조작 교육 및 각종 신제품 전시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쓰가미는 신시장 개척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내 공작기계 판매 대리점을 설치하기로 하고 직접 진출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술제휴 관계에 있는 한국업체의 영업부문을 대리점으로 승격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모리정기제작소는 CNC선반과 머시닝센터를 수출키로 하고 한국내 기술 제휴선을 통해 7월부터 공작기계를 판매하며 대형 물량에 대한 직접 수주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최근 대우·기아를 통한 기존의 판매체제를 유지하면서 현지 법인을 별도로 설립했다. 자본금 15억원을 전액 출자해 인천 남동공단 내에 설립된 「가와사키 시스템즈 코리아(KMSK)」는 7월부터 로봇 판매와 유지·보수 및 재활용 사업, 부품공급 등을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유압기기를 포함한 전제품의 한국내 판매 거점으로 육성된다.

 이와 관련, 공작기계협회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한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초고속가공기, 초정밀가공기 등 전용기 시장을 중점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범용 시장의 경우 그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러나 초기의 덤핑 공세나 범용 중고제품 판매현상이 나타날 경우 국내 업체가 상상을 초월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한편 일본공작기계공업회측은 올 4월까지 대한 공작기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6% 증가한 91억1900만엔을 기록했으며, 7월 이후부터는 CNC선반과 머시닝센터, CNC밀링머신 등의 수출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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