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드림웍스가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개미」 등으로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전세계 만화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디지털 특수효과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6일 COEX에서 열린 「디지털 영상 세미나」에서는 전세계 디지털 애니메이션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내 관련분야 종사자들과 본격적인 기술 토론을 벌였다. 이 세미나의 기조발제자로 참석한 미국 PDI의 슈퍼바이저 겸 테크니컬 디렉터인 폴 왕(Paul Wang)씨를 만나 최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계의 기술흐름 및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개미」를 풀(Full) 디지털로 제작하면서 기술 총감독을 맡았는데, 가장 역점을 둔 것은.
▲PDI는 「개미」처럼 대형 CG작품을 제작할 때는 작업을 여러 부문으로 나눠 최종적으로 합쳐 완성하는 「파이프라인 작업방식」을 택한다. 「개미」에서는 캐릭터의 동작과 2000여마리의 개미군단, 이야기의 핵심요소로 특수효과처리한 물, 영화촬영법을 응용한 조명 등이 주요 파이프라인이었다. 이들 네 부문의 기술인력을 모두 1200여 프레임이나 되는 숏을 밀어붙일 수 있도록 모션 컨트롤, 모션 캡처 등의 3차원 디지털 기술의 응용이 가능한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얼굴이나 표정 등의 이질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는데.
▲그 때문에 「이집트왕자」나 「타잔」처럼 캐릭터는 2D로 사용하고 배경은 3D로 처리하는 작품들도 꽤 많다. 그러나 최근 3차원 디지털 기술이 얼굴 애니메이션기술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이를 점차 극복해나가는 추세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풀 3D 애니메이션이 제작기간이나 비용면에서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
-PDI를 비롯, ILM이나 PIXAR 등 유명 애니메이션 업체에 외국인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있는가.
▲현재 PDI의 경우 약 30%가 대만이나 일본, 한국 등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굳이 유명 영상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자신의 경력과 기술력을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부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초보자들도 입사후 PDI 내부의 연수과정을 거치면서 능력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애니메이션 분야에는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다. 미술적 감각이 우선시 되는 분야도 있고 컴퓨터 전문기술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또 조명이나 미니어처, 특수효과 부문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분야에 종사하려면 적성에 맞는지 깊이 고려해야 한다.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은 보기처럼 창의적이지만은 않고 장기간 몰두해야 하는 데다 고난도의 팀워크도 요구된다. 하지만 이같은 제작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능력과 끼를 발휘할 가능성은 무한하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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