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사가 개발·생산하고 있는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디바이스(DMD)」에 일본 TV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가 DMD를 대화면 고선명(HD)TV에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지난 4월말 차세대 HDTV를 지원하는 가정용 배면투사형 디스플레이를 TI와 공동개발하기로 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미쓰비시전기도 TI와 DMD를 사용한 HDTV의 공동개발에 사인했다.
일본의 주요 TV업체들이 잇따라 TI와 HDTV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는 것은 TI가 개발·생산하는 DMD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DMD는 「14×10㎜」 크기의 실리콘웨이퍼 위에 「16×16㎛」급의 아주 작은 미러(거울)를 화소수만큼 집적한 투사형 디스플레이용 디바이스다.
각 미러를 움직여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반사하는 각도를 제어해 영상표시를 가능케 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빛의 이용효율이 기존의 박막트랜지스터(TFT)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TV업계는 이 DMD가 40인치 이상의 차세대 HDTV용 디바이스로 자리잡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히타치나 미쓰비시의 경우 2000년 하반기에 DMD를 채택한 배면투사형 디스플레이를 미국이나 일본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현재 상품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DMD를 사용한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HDTV에 전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시원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HDTV용 디스플레이로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이나 LCD방식 배면투사형 디스플레이 등이 버티고 있어 아직은 일반 가정에서 어느쪽이 화면이나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인기몰이를 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TV업체들은 몇가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지만 PDP 다음으로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은 DMD다.
그러나 DMD를 채택한 디스플레이의 문제는 현상태로는 DMD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가정에 폭넓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보급 가격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현재 업계가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것은 저가격화가 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하는 가정용이 아닌 업무용 제품이다.
마쓰시타의 경우 3장의 DMD를 사용한 업무용 전면투사형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최근 시판했다. 프리즘과 DMD로 구성된 엔진부분은 TI와 공동개발했다.
일본에서 3장의 DMD를 사용한 투사형 디스플레이를 상품화한 것은 소니, NEC홈일렉트로닉스 등에 이어 세번째이고 세계적으로는 캐나다의 일렉트로홈, 영국의 디지털프로젝션 등에 이어 다섯번째다.
투사화면의 크기는 100∼600인치로 대단히 크며 홀이나 대강당, 대형 게임시설 등에 주로 적용될 전망이다. 제품 가격은 2500만엔에 이른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마쓰시타도 히타치나 미쓰비시처럼 궁극적으로는 DMD를 채택한 디스플레이를 가정용으로 투입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쓰시타가 시판하는 투사형 디스플레이는 밝기가 업계 최고 수준인 9000㏐을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광원램프는 1.6㎾로 보통 투사형 디스플레이로 사용되고 있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의 밝기라고 한다.
이같은 밝기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광원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집광률을 기존의 1.5배 정도로 높였기 때문이다.
종전 기종의 경우 광원에서 나온 빛을 타원형 거울만으로 집광했으나 이번에는 구면경을 추가함으로써 높은 집광률을 실현했다.
그러나 엔진부분은 종전에 비해 높은 내열성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프리즘의 형상과 관련한 개발을 통해 방열성을 2배 가량 높였다.
이밖에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시스템」을 탑재해 냉각팬에 의한 소음을 종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덕트 안에 스피커를 장착해 냉각팬에서 나오는 소음을 없애주는 「逆位相音」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덕트 안쪽에 붙인 방음재로는 대처할 수 없는 500㎐∼1㎑ 정도의 저주파 대역음을 줄였다.
DMD를 채택한 디스플레이는 아직 가격이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나 업계의 저가격화 및 성능개선 노력을 통한 상품화가 본격화하고 있어 기존의 PDP나 LCD를 이용한 배면투사형 제품과 함께 HDTV시장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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