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변칙 할부약관 "논란"

　이동전화 할부판매 허용 당시 정보통신부의 전제조건이었던 「할부금 완납 이전 가입 해지권 보장」을 서비스사업자가 할부계약서 약관에 반영하지 않아 할부판매가 신종 의무사용기간 설정으로 변칙 운영될 소지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개 이동전화 서비스사업자들이 모두 이동전화 할부판매에 나서면서 4월 보조금 축소 이후 가입자 유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초기 가입비용 장애가 크게 해소됐다.

　이에 따라 목돈이 없어 이동전화를 구입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강상태를 보였던 이동전화 시장이 급속히 살아나고 있으나 이들 5개 사업자의 할부판매 상품 약관이 해지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어 할부판매가 폐지된 의무사용기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약관 내용은 「할부상품의 서비스 중단을 원할 경우 잔금을 일시불로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 실제로 대부분의 사업자가 할부매매계약 전제조건에 이 조항을 삽입해놓고 있다. 이는 할부판매 허용 당시 정통부가 요구했던 「해지권 보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으로 서비스사업자들은 해지권 보장 조항을 넣지 않고 오히려 해지할 수 없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고객이 사정상 사용을 중단하려 해도 잔금을 일시불로 지불할 능력이 안될 경우 해지가 불가능하며 특히 단말기를 분실해 더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 조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목돈이 없는 고객들은 의무사용기간이 설정된 상품처럼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다달이 기본요금을 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아직은 민원 발생건수가 적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으나 여름 휴가가 끝나고 단말기를 분실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경우 이에 따른 문제가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