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워드프로세서 상용화 임박

 지금까지 글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TTS(Text To Speech)기술이나 명령자의 음성 주파수를 인식해 간단한 명령 작업을 수행하는 초보적인 수준의 음성인식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있는 단계지만 아직까지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 분야는 기술적인 난관이 많아 이제서야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코렐사. 코렐사는 영문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드래곤시스템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이 회사의 「드래곤 내추럴리 스피킹」을 자사의 오피스 제품과 합친 「워드퍼펙트 오피스 2000 음성 기능 버전」(Voice­powered Edition)을 내놓았다.

 워드프로세서인 워드퍼펙트 9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쿼트로 프로, 프레젠테이션 도구인 코렐 프레젠테이션 9 등 MS의 오피스 제품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이 제품에 「드래곤 내추럴리 스피킹」이라는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 도구가 포함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홍익인터넷이 수입해 3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내추럴리 스피킹은 1분에 최고 160자까지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다. 현지인이 발음할 경우 98%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준다.

 원래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 분야는 장애인이나 소설가 등 특수한 계층을 대상으로 개발돼 왔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분야. 오히려 콜센터나 자동차항법장치 등 간단한 명령을 인식하는 음성인식기술에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 분야에 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생기면서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바로 PDA와 휴대폰시장이다.

 PDA의 경우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현재 MS연구소에서 개발중인 「마이패드(MiPad)」다.

 이미 90% 가까이 개발이 완료된 마이패드는 외관상으로는 기존 PDA와 비슷하다. 윈도CE에 기반해 캘린더와 메모장, 웹브라우저, 메일 프로그램 등이 탑재된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 프로그램이 대부분 음성으로 작동된다는 것.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기존 PDA처럼 전자펜으로 화면을 눌러 실행시키지만 내용의 입력은 모두 음성에 의해 이뤄진다.

 음성을 분석하고 난 뒤 이를 텍스트로 옮기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긴 문장을 실시간으로 구술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간단한 스케줄 등을 입력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이러한 음성인식기술은 PDA뿐 아니라 휴대폰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전화번호 메모나 수신되는 내용을 간단하게 받아 적는 데 이용할 수 있는 등 활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음성인식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는 범일정보통신의 행보가 눈에 띈다. 벨기에의 음성인식기술 전문회사인 L&H와 함께 한글의 음성인식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범일정보통신은 최근 한국증권전산의 전화정보서비스를 구축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범일정보통신의 노진구 부장은 『현재 L&H의 음성인식 엔진을 이용해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서 개발을 진행중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개발을 완료해 제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 부장은 일단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싱기술만 완성되면 PDA나 휴대폰 등으로 이식하는 작업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으로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MS와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워드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업체들에서도 이같은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서 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글 음성인식 워드프로세서를 볼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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