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HP(대표 최준근)의 경영구도 변화에 컴퓨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올 들어 미국 본사가 추진한 기업분할과 조직개편 작업이 한국 현지법인인 한국HP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
미국 HP 본사는 올초 루 플랫 회장의 전격 퇴진결정과 함께 컴퓨팅, 이미징과 계측기 등 2개의 독립법인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기업재편 작업을 단행,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대응하는 발빠른 변신을 시도했다.
이 회사는 계측기 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고 자사 인터넷전략인 「E서비스」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그동안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중대형서버·컨설팅·서비스 조직 등을 합친 「ECSO((Enterprise Computing Sales Organization)」라는 통합조직을 출범시켰다. 이는 HP가 「E서비스」를 주축으로 한 「ECSO」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본사의 이같은 조직변화에 맞춰 한국HP의 변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HP는 그동안 EAO(중대형컴퓨터사업부)와 CCO(PC·주변기기 사업부), 계측기 사업부문 등으로 나뉘어 독자적인 사업을 운영해오던 경영조직에 대한 일대 수술을 단행, 본사와 마찬가지로 사업 총괄책임자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책임경영체제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대형서버사업을 총괄하는 김윤 부사장이 통합조직인 「ECSO」의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HP의 경영권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즉 한국HP는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기존에 인사·재무를 총괄하는 최준근 사장과 중대형서버 사업을 총괄하는 김윤 부사장 사이에 경영권을 놓고 일련의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국HP는 미국 본사가 최준근 사장을 그대로 「컴퓨팅 및 이미징회사」의 대표이사로 임명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의 핵심전략 사업인 「ECSO」 조직의 총괄책임자로 김윤 부사장이 선임, 앞으로 이 부문 경영전반에 걸친 권한과 책임을 갖게 돼 실질적인 경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한국HP가 IMF 영향으로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크게 입은 기업으로 손꼽혀온 것은 이같은 경영조직의 강한 독립성 때문에 부서간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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