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PCB업체, 한국 진출 "채비"

 대만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의 국내 PCB시장 공략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와 내수시장을 놓고 국내업체와 대만업체 사이에 치열한 공급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대만 중견 PCB업체로 평가되는 U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한 대만 PCB업체들은 컴퓨터 메인보드용 PCB의 대미 수출이 부진, 전반적으로 설비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는 데다 수출 주력시장인 미국이 대만산 PCB에 대한 반덤핑 조사 움직임까지 보여 새로운 수출선 개척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신흥 수출 대상국 가운데 하나가 최근들어 PCB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U사도 올초부터 한국시장 개척 가능성을 다각도로 타진해본 결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 조만간 국내에 지사를 설치하고 국내 주요 세트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PCB업계에는 대만 PCB업체가 조만간 한국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이번에 대만 U사가 한국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대만의 다른 업체들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그 파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이 한국산 PCB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국내 PCB업체들은 매우 어려운 지경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만 PCB업체가 초창기에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세트업체들에 파격적으로 낮은 공급 가격을 제시할 경우 국내 PCB업체들은 입지가 크게 줄어들며 또 세트업체들이 거래선을 바꾸지 않는다 하더라도 납품단가를 인하해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져 그 파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국내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려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들어 국내 대규모 PCB업체들이 다층인쇄회로기판(MLB)용 내층소재인 매스램을 대만 PCB업체에 의뢰한 것도 대만 PCB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 빌미를 제공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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