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방송시대가 열리면서 대화면으로 표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요구도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소한 디지털방송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 만족감을 갖기 위해서는 40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극선관(CRT)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취약점인 디스플레이의 대형화에 장점을 갖고 있는 PDP의 미래는 분명히 보장돼 있다.
현재 CRT시장이 대형화 추세를 보이는 데다 디지털TV의 등장으로 대형화에 강점을 갖고 있는 PDP에 대한 관심은 높아 가고 있다.
오는 2005년쯤에는 25인치 TV 이상의 대형TV시장 규모는 6000만대. 이 가운데 PDP시장 규모는 10%도 안되는 540만대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PDP의 상품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안고 있는 소비전력과 가격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PDP의 미래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PDP의 딜레마가 시작되고 있다. 분명히 시장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놓여 있는 문제해결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PDP사업을 시작할 때 일본업체들은 하나같이 오는 2000년에 인치당 1만엔으로 CRT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지금와서 이같은 예측은 수년이나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빨라도 2002년 이후에나 인치당 1만엔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PDP의 생산공정이 양산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산공정 가운데 핵심공정인 봉착·배기공정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PDP의 양산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배치방식의 봉착·배기공정에서 PDP의 제조시간이 20시간 이상 소요되면서도 장비 1대당 제품 생산성이 8장에서 24장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현재까지 나와있는 봉착·배기공정은 PDP 제조과정 중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단위시간당 처리량이 작고 수율이 낮다』면서 『따라서 과다한 시설투자비로 인해 PDP의 가격 경쟁력은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동안 독자개발에 나섰던 국내업체들은 최근 봉착·배기공정의 기술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 정부자금지원을 받아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으며 일본 PDP업체들도 장비업체들과 공동으로 장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다른 해결과제는 CRT의 턱없이 높은 소비전력을 줄이는 일이다. 40인치급 PDP TV의 소비전력이 450W급으로 36인치 CRT보다 1.8배 가량 높다. 이점은 PDP의 결정적인 취약점일 수밖에 없다. 소비전력의 과다는 바로 환경문제로 연결된다. PDP가 CRT시장을 대체할 경우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가 1.8배 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환경친화제품 측면에서 PDP는 결정적인 하자를 갖고 있어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 외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도 이 문제를 인식, PDP의 소비전력을 CRT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고효율화를 위한 새로운 구조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PDP 화질은 CRT 수준에 도달할 수 있어 상품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라면서 『PDP의 확산에 호기로 작용할 2002년 월드컵에 맞춰 한·일 PDP업체들이 저가격과 소비전력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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