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대표적인 전통 레저스포츠인 궁도. 서양의 양궁(洋弓)과 구별하기 위해 국궁(國弓)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궁도는 예로부터 양반 자제는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과목에 포함되는 우리 민족의 가장 대중적인 무예였다. 우리 조상들은 궁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장부의 호연지기를 길러 왔다. 특히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궁시를 제작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였을 뿐 아니라 활을 다루는 기량이 특출하여 궁도가 호국의 방패막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전통무예 궁도는 도구운동 중 유일하게 혼자서도 심신을 수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격한 운동이 아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다.
활의 중량 강도는 다단계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팔의 힘이 약한 사람이라도 자기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하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른 운동과는 달리 신체적인 핸디캡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노력하면 명궁이 될 수 있다.
양궁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활을 이용한 경기의 사정거리는 100m 이내인데 반해 우리 전통 궁도경기는 사대와 과녁의 거리가 145m로 길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우리 전통 각궁이 복원력과 탄력성에 있어 세계 어느 민족의 활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궁도는 외관상 큰 변화가 없어 즐거움과 스릴이 없어 보이지만 한적한 산 속에서 세상의 모든 잡사를 잊고 몰아(沒我)의 경지 속에 당긴 화살이 과녁에 적중할 때의 묘미는 활을 쏴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다.
중국 사람들이 우리민족을 일컬어 동이족(東夷族)이라 불렀는데 동이의 이(夷)는 대(大)와 궁(弓)의 합성자로 「동쪽의 활 잘 쏘는 민족」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이는 우리 민족이 선사시대부터 활쏘기를 즐겨하고 궁시의 제작기술이나 다루는 능력이 주위 어느 민족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궁도는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슬기와 빛나는 얼이 깃든 자랑스러운 전통무예로 삼국시대에는 백성을 훈련시키는 데 주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그후 고려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 무과의 필수과목으로 채택, 장려되어 오면서 근세 이후 차원 높은 스포츠로 정착되어 왔다.
궁도는 정중동의 운동으로 향상 올바른 자세와 균형을 요구하며 전신운동 효과가 있어 체력에 맞게 운동량을 조절하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심신을 단련하기 안성맞춤인 스포츠다.
특히 활을 당길 때 자신도 모르게 단전호흡이 이루어져 호흡기능 및 내장기능 발달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활터, 즉 사정이 대부분 산 속에 위치해 자연경관을 맛보며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
국내 궁도 인구는 대한궁도협회에 등록된 선수만도 1만6000명에 이르며 즐기는 동호인은 3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매년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에 포진해 있는 궁도경기장은 300여곳이나 되어 연중 원하는 시간에 즐길 수 있다.
또 날씨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궁도는 3월부터 6월까지, 9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가량이 적기며 이때에는 매주 단위로 시·도대항전 등의 시합이 이루어져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이들 경기장에서는 초보 입문자들을 위해 수시로 교습을 하고 있으며 입회비 10만원 정도를 내고 매월 2∼3만원의 월회비를 내면 언제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다른 레저스포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궁도는 활과 화살 그리고 보조장비로 손가락에 끼는 깍지, 화살통으로 모든 준비가 끝난다.
처음 입문시에는 한달 동안 연습궁으로 자신의 몸에 맞는 활을 찾아야 하며 경험자들의 조언을 얻어 전문점에서 자신의 소유 장비를 구입하면 된다.
전문점에서는 활의 경우 20만∼25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 화살은 발당 7000원 내외로 10발 정도 갖추면 된다.
현재 궁도경기에 사용되고 있는 활은 각궁과 플라스틱 소재인 FRP궁이 있다.
각궁은 고구려시대부터 사용하던 우리 민족의 전래 민속궁으로 물소뿔·대나무·뽕나무·참나무·소힘줄 등 5가지 재료로 만든 복합궁이 주로 사용된다.
이 민속궁인 각궁은 작고 가벼우면서 복원력·탄력성이 뛰어나 원거리 사격이 용이하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FRP궁은 양궁의 재질인 강화플라스틱을 각궁 형태로 만든 것으로 온도·습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각궁이 화살을 보낼 때 충격을 흡수하는 반면 FRP궁은 충격이 온몸으로 전달되는 단점이 있다.
처음 배우는 초보자는 되도록 연궁을 택하여 자세를 바로잡고 사법을 완전히 익힌 다음 자기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해야 한다.
자기 힘에 맞는 활은 정확한 자세로 시위를 완전히 당긴 상태에서 4∼5초 동안 유지할 수 있으면 적당한 활이라 한다.
궁도경기에 사용되는 화살은 재질에 관계없이 대한궁도협회가 공인한 화살이면 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죽시(竹矢)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손가락에 끼는 깍지는 암깍지와 수깍지가 있으며 편의에 따라 어느 것이나 쓰지만 대부분 암깍지를 사용하고 화살을 넣어두는 전통과 활을 싸두는 주머니인 궁대가 있다. 복장은 평상시에는 자유복장으로 즐길 수 있지만 정식 경기에서는 흰 옷과 흰 운동화를 착용하면 된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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