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능은 분명히 있다. 무자르듯 명확한 제한규정 설정도 쉽지 않다. 그래서 망설여왔던 것일까.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4차 개정논의가 있던 95년 이후 리버스엔지니어링에 대한 공론화는 사실상 전무했다. 학계에서나 일부 거론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일부에서 순기능을 소리 높여 외쳐도 역기능의 우려 목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공청회장에 참가했던 인사들을 찾아 기억을 더듬게 했다. 얘기를 종합해보니 그 때 이후 논의단절의 원인은 한가지.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대로 세계 SW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미국기업들도,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정부만은 아니었다.
어렵고 힘든 문제는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벽만 나타나면 무조건 우회로만 찾으려는 우리의 안전주의가 바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 추세를 좀 더 관망하자」 「아직은 시기상조다」 「뭐 굳이…」 하는 건 좋지만 그 때를 위한 준비까지 관망하며 시기상조라 생각하는 건 아닐까. 「지금도 불법복제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리버스엔지니어링이라니….」 미국 업체들의 입장은 확고하다. 뭐라고 반박해야 할까. 해답을 찾고 싶었다.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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