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배 코스페이스 사장
지난 92년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위성 우리별 1호가 지구 상공에서 궤적을 그리며 돌 때 국민 모두는 박수를 치며 이제 우리나라도 위성시대가 열렸구나 하고 감격했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과학위성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93년 우리별 2호, 95년 무궁화위성 1호, 96년 무궁화위성 2호를 발사하여 본격적인 위성시대를 준비하면서 자체 위성 개발 및 제작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 결과 올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순수 국산기술로 완성시킨 우리별 3호를 발사한 것은 국산 위성 기술의 자부심을 세계에 알리는 이정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 항공우주연구소(KARI)에서 현재 추진중인 다목적 인공위성 아리랑위성 1호는 국내에서 주도한 최초의 실용적 인공위성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무궁화위성 1, 2호에 이어 Ka밴드 중계기를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공동개발하여 탑재한 무궁화위성 3호도 우리나라 통신위성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해마다 수백기의 위성을 지구상공으로 발사시켜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통신과 방송, 관측 및 기타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 중에서 통신위성은 지난 수십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이리듐과 글로벌스타 인공위성이다.
이 두 인공위성의 공통점은 지상 약 1000㎞ 상공을 도는 저궤도 위성으로 수십개의 위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통신 방식에서 서로 차이는 있지만 근간이 되는 중계기는 호환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 위성사업의 참여 방안이 위성체 제작(AIT)에서 탑재체(Payload) 개발, 더 나아가 탑재체에 장착될 부품 개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수백억 달러짜리의 위성이 제작되면 그 제작비의 약 50%는 탑재체에, 탑재체의 50%는 고주파(RF)부품이 차지하고 지상 기지국 및 단말기 시장은 위성시장의 10∼20배로 추정될 만큼 규모가 크다.
국내 RF부품 기술 개발은 정부출연 연구소인 ETRI를 비롯하여 대기업·중소기업의 민간연구소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향후 상용화가 예상되는 Ku 및 Ka밴드 주파수 대역뿐 아니라 EHF대역까지도 연구중이며 그 성과가 점차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RF부품은 기술 특성상 주파수가 높아짐에 따라 그 부가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간다. 이런 부품 기술의 한 단계 성숙된 기반이 바로 위성용 기술로서 그 부가가치는 일반 상업용의 수십배에 달한다.
세계는 지금 시장개방과 기술의 폐쇄라는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RF부품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선진화와 함께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기술개발과 시설투자가 동시에 이뤄지기 위해서는 업계뿐 아니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도 뒤따라야만 한다.
정부는 막대한 초기투자가 들어가는 위성용 RF업체에 세제 및 기술지원과 함께 외국과의 연대참여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21세기 순수 자체 통신위성의 개발 및 위성 강국의 면모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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