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 이후 나타난 가장 커다란 변화는 학교와 관공서의 정품 소프트웨어 구매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에서는 검찰 단속으로 정부 투자기관과 교육기관의 정품 구매 수요가 적어도 3∼4배 이상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 단체의 수요 요청을 보더라도 매일 수십건의 구매·상담 문의가 밀려들어 분위기가 예년과는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소프트랜드의 신근영 사장은 『검찰의 단속 이후 정부투자기관을 중심으로 발주 요청이 쇄도해 직원들이 매일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상황』이라며 『연초 계획보다 월별 매출 목표를 120% 이상 높여잡고 있으나 목표 달성을 걱정하는 직원은 한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최근 특수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의 매출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최근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에서는 오히려 월별 매출규모를 신중하게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발사와 총판사, 일선 유통점간 대부분 소프트웨어 거래가 여신으로 일어나는 상황이어서 매출위주로 영업을 했다가 자칫하면 무리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총판사의 입장에서는 대리점 영업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여신 요구액이 평상시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어 오히려 여신 관리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인 데 반해 실제 판매를 담당하는 일선 유통점의 입장에서는 여신을 신축적으로 운영해줄 것을 바라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여신 운영폭에 한계가 있어 따라서 최근의 특수로 전체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늘기는 했지만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감안한다면 실제 매출증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업체별로 상황에 따라 매출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데이타시스템의 노남렬 영업부장은 『예기치 않았던 특수가 일어나면서 유통업체의 관심은 매출보다도 여신관리에 몰리고 있다』며 『이미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기존 주요 대리점의 추가 여신 요구가 높지만 대리점 요구만큼 여신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업체마다 수정하고 있는 매출 목표액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지나친 매출 증가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관리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급작스런 매출 확대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특수가 전혀 예기치 않았던 요인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기존의 인력과 유통조직의 수용한계를 넘고 있다는 점도 업체들이 매출관리에 역점을 두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은 자체 인력을 보완하고 지방과 관공서 영업을 담당할 수 있는 대리점을 신규로 모집하는 등 인력과 조직을 보완해 최근의 시장 수요에 긴 안목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영업과 유통망을 다변화해 갑작스런 수요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위험 요소를 분산하겠다는 판단인 셈이다. 또 최근 수요증가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최근 소프트웨어 유통업계가 지나친 매출확대를 자제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함종렬 jyha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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