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게임 "초강세"

 시뮬레이션게임이 국내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은 롤플레잉·스포츠·시뮬레이션 장르가 비교적 고르게 점유하는 상황이었으나 작년 하반기 이후 게임방 열풍과 함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치솟은 이후 올들어선 완전히 시뮬레이션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세진컴퓨터랜드·테크노마트를 비롯한 주요 게임 유통업체들의 판매실적을 보더라도 상위 10대 인기게임 중 4∼5개가 시뮬레이션 장르일 정도로 시뮬레이션게임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장르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역시 전략게임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사의 「스타크래프트」와 확장팩 「브루드 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일본 고에이사의 「삼국지 조조전」이 현재 대표주자들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브루드 워」는 올들어 총 30만카피 이상이 판매됐으며, 나머지 제품도 5만카피 안팎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3D 전략시뮬레이션게임까지 등장, 게이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그 동안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은 화면에 생성되는 유닛이 많아 3D로 구현할 경우 진행속도가 느려지는 단점 때문에 개발사들이 3D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펌프킨 스튜디오사는 리얼타임 전략시뮬레이션게임으로는 세계 최초로 풀 3D로 제작한 「워존 2100」이란 게임을 개발, 전략게임의 장르를 한단계 발전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주)쌍용을 통해 지난주 국내시장에도 선보인 이 게임은 펜티엄2급 CPU에 3D전용 카드를 사용, 기존 2D 전략게임을 진행하는 속도로 3D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명가 웨스트우드가 개발한 「커맨드 앤드 컨커(C&C)」, 케이브 독의 「토털애널레이션」 시리즈 등도 국내에서 10만카피 이상 팔린 적이 있지만 최근처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영향으로 전투시뮬레이션게임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파이로 스튜디오가 개발한 「코만도스」에 이어 미국 레드스톰사의 「레인보 식스」, 노바로직의 「델타포스」 등이 각각 3만카피가 넘게 팔렸다.

 전략·전투 시뮬레이션에 이어 맥시스의 「심시티 3000」 「세틀러」 「시저3」와 같은 건설·경영 시뮬레이션게임도 게이머들에게 절대권력자 역할을 해볼 수 있는 묘미를 제공하며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시뮬레이션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근거리통신망(LAN)·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사람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지원」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속 인터넷 전용선을 갖춘 게임방 환경에서 시뮬레이션게임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산 시뮬레이션게임은 외산게임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시노조익의 「작스존에일리언 인카운터」, 조이맥스의 「파이널 오디세이」, 지오마인드의 「배틀 커맨더」 등 내용면에서는 수준급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출시됐지만 멀티플레이어 지원 기능이 미흡하고 「배틀넷」과 같은 탁월한 전용사이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게임제작사 관계자는 『멀티플레이 붐과 「3D카드」의 대중화에 발맞춰 시뮬레이션게임이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국내업체들도 이같은 추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최근 한풀 꺾였지만 올해 최고의 기대작 「C&C 2타이베리안 선」(웨스트우드)·「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마이크로소프트), 「다크레인 2」(판테믹 스튜디오) 등 기라성같은 제품들이 하반기를 노리고 있어 당분간 국내시장에서 시뮬레이션게임의 열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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