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접속하면 만날 수 있는 스타는 누구일까. 컴퓨터 CF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정말 PC를 잘 다룰까.
검색엔진에 최다 조회건수를 기록하는 연예인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정답은 대우통신 코러스 광고에 출현했던 최불암.
한글 알타비스타에서 463건, 네이버는 무려 834건의 최불암 사이트를 쏟아낸다. 하지만 알고 보면 유머사이트나 개그채팅사이트들.
실제 최불암의 컴퓨터 실력은 워드 프로세싱을 하는 정도다. 인터넷에 들어가 본 경험은 있지만 넷서핑을 즐길 정도는 아니다.
코러스의 광고기획사 거손에 의하면 그가 광고에 발탁된 이유는 제품 콘셉트가 「이지(Easy) 컴퓨터」였기 때문. 최불암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캐스팅이라는 설명이다.
출판가의 베스트셀러 「TV보다 쉬운 컴퓨터」의 저자 강남길. 책을 쓰기 전엔 거의 컴맹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춘 연예계의 컴도사다.
강남길은 특히 일상생활 속에서 컴퓨터 마인드를 실천하고 있는 탤런트로 유명하다. 딸 나리, 아들 경완이, 아내까지 4식구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일로 주고받는다.
아이들은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음성 자료를 동원하기 위해 CD롬 전자책으로 숙제를 한다. 그리고 온 가족이 「버추얼 파이터」 「짱구는 못말려」 같은 게임을 즐긴다.
강남길은 홈페이지(http://members.iworld.net/knari)도 직접 꾸몄다. 소속 연예 프로덕션이나 팬들이 만들어준 홈페이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비보액티브를 이용한 동영상 인사말 코너가 돋보인다.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도 『안녕하세요. 강남길, 강나리, 강경완입니다. 지금부터 컴퓨터를 시작하겠습니다. 파이팅』이라는 말부터 흘러나온 후 강씨의 사진이 담긴 배경화면이 나타난다고 강남길씨는 은근히 자랑이다.
영화 「접속」으로 대학가에 채팅붐을 일으켰던 탤런트 한석규는 어떨까. 넷츠고, 휴대폰 011 등의 광고출연으로 첨단제품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배우 한석규는 사실 컴퓨터나 인터넷과 별 인연이 없다.
너무 바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의 매니저이기도 한 형 한선규씨에 의하면 한석규는 PC통신에 관한 한 정보검색부터 채팅까지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요즘 삼성전자 매직스테이션의 광고모델로 활약하는 김현주. 초보 네티즌을 위한 칼럼을 모 일간지에 연재하기도 했던 김현주는 인터넷과 PC통신으로 메일을 주고받는 연예인 중 하나다.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칼럼을 연재하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유니텔 홍보팀 정혜림 대리에 의하면 김현주는 유니텔 「맑은미소」 등 온라인으로 팬클럽 관리까지 할 정도로 통신마니아가 됐다고 한다.
김현주보다 먼저 같은 광고에 출연했던 국민배우 안성기. 40대 후반의 안성기가 캐스팅된 이유 역시 중년층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편한 컴퓨터라는 콘셉트 때문이다.
안성기는 사실 기계와 친하지 않은 성격 탓에 컴퓨터를 싫어하는 편. 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꼬마가 있어 컴맹은 탈출했다고 자신한다. 호기심 많은 아빠로 등장해 매직 다이얼을 돌리고 자동복구 버튼을 눌러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광고장면과 비슷한 수준의 컴퓨터 실력이라고.
역시 같은 제품 CF에 장동건과 함께 얼굴을 내밀었던 김희선은 네이버에 등록된 홈페이지가 100개를 웃돌 만큼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여배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김희선은 광고 출연 당시 노트북을 구입할 만큼 열성을 보였다고. 네티즌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틈날 때마다 채팅을 한다.
현대전자 멀티캡 광고에서 「밤 새지 마라 말이야」를 유행시킨 개그맨 김국진. 광고에서는 도둑이나 드라큘라로 분장하고 나와 PC를 만져보기도 힘들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과 친한 연예인이다. 그는 얼마 전 김용만·박수홍·김수용 등 동료들과 함께 감자꼴 개그 4인방 홈페이지(htto://www.gamjaggol.com)를 열었다. 유머게시판, 자유게시판, 웃기는 세상이야기, 국진이의 영어 한마디, 생각해 봅시다 등 다양한 코너로 짜임새 있게 홈페이지를 구성했다.
캐릭터와 인터넷을 가장 먼저 접목시킨 연예인은 남희석이다. 그의 홈페이지(http://www.artlang.com/nam)를 열면 하회탈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이 먼저 눈에 띈다. 동영상 화면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빠라바라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의 캐릭터방에서는 개그맨이라는 특성을 잘 살린 캐릭터 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문화상품과 인기를 연결시킨 발빠른 홍보전략인 셈이다.
호랑이 선생님 조경환도 컴퓨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우석대학교 교수이기도 한 조경환은 20억원의 거금을 투자해 초·중등학생용 첨단 멀티미디어 학습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버스쿨(http://www.cyberschool.co.kr)」은 DB로 학생들의 성적을 관리해 주고 동영상과 음성그래픽을 지원하며 질의 응답까지 가능한 양방향 교육시스템. 앞으로는 교포학생들을 위한 위성통신 영상수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경환의 실제 컴퓨터 실력은 어떨까. 사이버스쿨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솔직히 젊은 사람들처럼 PC를 잘 다루지는 못한다. 하지만 인터넷 관련 사업 기획서를 직접 쓰고 사업을 진두지휘할 만큼 정보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서경석의 PC조립 따라하기」라는 제목의 비디오테이프와 책을 내놓은 개그맨 서경석. 유저가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붐에 따라 기획된 책이기 때문에 부품의 구입계획에서부터 최종단계인 윈도98 설치까지 빠짐없이 촬영하면서 PC실력이 몰라보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요즘 탤런트보다 더 탤런트 취급을 받는 「쉬리」의 강제규 감독. 유니텔에 황금추수라는 ID를 갖고 있지만 아직도 컴맹이다. 하지만 올해는 꼭 컴맹을 탈출할 거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짐하고 있다는 소문.
변정수의 동생 변은정은 유니텔 모델을 하기 전부터 증권정보나 전공 관련 정보를 통신으로 검색했을 만큼 PC통신이 수준급.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 철없는 부잣집 딸로 출연중인 탤런트 윤손하도 통신마니아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컴퓨터와 접속했고 매주 토요일 밤이면 팬들과 채팅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그밖에 인상적인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으로는 고소영과 김선아가 손꼽힌다.
다양한 표정의 화장품 CF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고소영의 신비로 「아이러브 고소영」 홈페이지는 방문객 수가 10만명을 넘는가 하면 신비로의 월간 베스트 톱10 사이트에 단골로 선정될 만큼 네티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김선아 홈페이지(http://my.netian.com/∼hobin)에서는 비음이 약간 섞여 매력적인 김선아의 목소리를 리얼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가 하면 예쁜 포즈로 만들어진 화면보호기와 윈도 로고를 다운 받을 수 있다.
이제 인기스타라면 홈페이지는 기본이다. 인터넷을 모르면 팬들에게 외면당하는 시대다.
라이브 채팅에 더 자주 초대받기 위해 매니저들이 로비를 할 정도. 현실세계의 인기가 그대로 사이버 스페이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세대 팬들을 확보하려면 인터넷만큼 효과적인 홍보전략도 없다. 앞으로 인터넷의 속도가 좀더 빨라지고 동영상과 음성 채팅이 자유롭게 된다면 스타들을 사이버스페이스의 연인으로 만날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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