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포털사이트 무차별 "대공습"

 올해들어 세계적인 포털사이트의 국내 상륙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 인터넷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서비스를 실시중인 야후코리아를 비롯해 라이코스·아이팝콘·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포털서비스업체들이 올 봄 차례로 입성했다. 이어 AOL도 직·간접 진출을 꾀하고 있어 연내 세계 5위권의 포털서비스업체들 모두 국내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이어 포털시장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 IT시장의 특성이 세계무대의 시험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업체들의 포털서비스시장 진출은 아직 초보 단계다. 일부업체가 포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해외 대형포털서비스업체들에 밀려 있는 상태다.

 시장형성 초기이지만 벤처기업 위주로 구성된 국내 포털업체들이 세계적인 골리앗 기업들을 상대하기에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국내 포털서비스업체의 경우 서비스면에서도 특정분야에만 국한돼 있다. 모든 분야 서비스를 실시하는 해외 대형포털사이트에 비해 당연히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포털시장에서 활약중인 국내 서비스업체는 검색엔진 부문에서 심마니·네이버 정도. 웹메일 분야 또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메일과 한글과컴퓨터의 네티앙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포털서비스시장에 대한 외국업체의 잇따른 진출은 IT업계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국내 인터넷 기반의 자주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포털서비스는 인터넷 사용자의 방문을 유도해 이를 광고 및 상거래 등으로 연계하는 것이 기본 매출 구조다. 따라서 대형 서비스를 위주로 막강한 소비자 흡입력을 발휘할 경우 후발로서 이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야후가 최근 950만 페이지뷰를 기록한 것도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입장과 대형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경우 인터넷 포털시장에서의 수요 독식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외국업체들이 미디어를 장악한다는 것도 큰 문제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터넷은 이제 단순한 정보제공의 창구에서 벗어나 여론을 선도하는 미디어로서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면서 문화와 생활이 이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를 해외업체에 장악당하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생활·문화에서의 대공습(?)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이 미디어로서 힘이 강성해질수록 문제점은 더욱 커진다.

 또 경제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해외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미국 대형업체들의 국내 상륙 이후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해외업체들이 장악한 사례와 같이 포털서비스 시장 역시 이같은 형국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포털시장의 경우 이제 태동하는 단계로 초기에 간과하면 뒷감당이 어려운 형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IT분야 전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국산화와 연계돼 포털서비스의 국산화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대형포털사이트가 없는 상황이어서 외국 사이트와의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포털공습이 시작된 현재 업체별로 제공하는 특정분야 서비스를 묶어 대형사이트를 만드는 전략적 제휴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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