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열풍은 올해도 계속된다.
오는 25일부터 예선전이 시작될 넷클럽 주최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네티즌들로 성황을 이룰 전망이다. 10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19일 접수마감을 앞두고 신청자들이 몰려 지난해 참가인원 600명을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배틀넷(http://www.battle.net)에서도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의 대결이 한창이다. 스타크래프트 월드챔피언을 뽑는 「브루드워(Brood War)」 99년 시즌이 개막됐기 때문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사가 개최하는 이 대회 역시 우승자에겐 1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현재 1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는데 스타크래프트 강국답게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다. 배틀넷에 가면 각국 참가선수들의 대진표가 나와 있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스타크래프트 열기는 신세대들 사이에 새로운 풍속도를 연출해 내고 있다. 우선 게이머들 사이에 길드 조직이 대유행이다. 길드(guild)란 원래 중세 상인들의 조합. 하지만 요즘엔 스타크래프트 전사(戰士)들의 조직으로 통한다.
30대 게이머를 위한 「3030」, 최고의 고수들을 위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등 수백개의 길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마치 중세 귀족들이 출신성분을 따지듯 상대편의 길드부터 확인한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래더 토너먼트 우승자 신주영씨(22)가 멤버로 참여한 SG길드처럼 손꼽히는 게임의 명가(名家) 소속이라면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길드의 구성원들은 게임실력에 따라 총사령관부터 작전참모, 전투원 등으로 나뉜다. 중세 귀족 집안의 가문을 나타내는 문장이 있듯 스타크래프트 길드에도 같은 멤버임을 상징하는 독특한 문양이 있다.
게이머들은 길드에 모여 스타크래프트의 비법을 전수하고 작전을 교환한다.
PC통신 게시판에는 「××길드, 작전참모 구함」 「××길드, 조직원 모집」 등 고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광고가 나붙기도 한다. PC통신마다 동호회가 개설돼 있는가 하면 「스타크래프트」 공략법을 알려주는 메뉴가 수두룩하다.
대학가에서는 족구나 당구 시합 대신 게임방으로 몰려가 내기게임을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또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게임이 출시되기 전에 일종의 벤치마크를 해주는 게임 테스터와 게임분석가, 게임잡지에 평을 게재하는 객원기자 등 게임만 잘해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
또 실력파로 이뤄진 길드들은 게임방을 순회하며 시범게임을 펼치거나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해 월수입 200만∼300만원을 벌기도 한다.
중·고등학교에도 스타크래프트 잘 하는 친구가 우등생보다 더 인기다.
덕분에 게임방에서 밤을 새거나 용돈을 탕진하는 자녀들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도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까지 스타크래프트 모르면 왕따다. 그런가 하면 야근이 끝난 후 술자리 대신 스타크래프트로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도 생겨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문화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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