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레이저광을 원하는 파장의 빛으로 바꿔 의료·연구·통신·국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파장 변환기술」과 「광 파장 변환용 단결정 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비선형 광학물질 연구실 윤춘섭 교수(물리학과) 팀은 한국전광(대표 채진석)과 공동으로 광파장 변환용 비선형 광학소재인 삼붕산리튬(LBO:LiB3 O5) 단결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윤 교수팀이 개발한 LBO 단결정은 고품질, 대구경(35×35×30㎣) 제품으로 광투과 영역이 160㎚∼3.5㎛로 넓고 광 손상 값이 25GW/㎠, 1㎱로 높으며 습기에 강하고 기계적 강도가 큰 장점을 갖고 있다.
LBO 단결정을 이용한 광파장 변환소자는 2, 3차 조화 파 발생을 이용해 단파장의 빛을 만들 뿐만 아니라 고출력 레이저의 빛을 원하는 파장으로 바꿔 앞으로 의료·연구·산업·계측·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빛의 파장이 바뀌는 원리와 그 응용분야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빛의 파장변환은 물질을 통과하는 빛이 물질의 특수한 성질로 인해 변화를 일으켜 물질에 입사될 때와는 다른 빛깔로 발생되는 효과를 일컫는데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레이저 광원으로부터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파장의 빛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또 파장변환 효과를 일으키는 방법으로는 주로 비선형 광학현상을 이용하는데 비선형 광학현상은 빛의 세기가 매우 강한 경우에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관찰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빛의 투과와 반사·굴절·흡수 등과 같은 빛과 관련된 모든 현상들은 선형 광학 현상에 해당한다.
한편 현대의 물리학에서는 빛을 알갱이의 형태로 기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빛의 알갱이를 광자(光子)라고 한다. 이를 테면 우리가 바라보는 태양광은 프리즘을 통과시켰을 때 볼 수 있는 각각의 빛깔에 따라서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는 광자들의 흐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선형 광학에서는 물질을 통과하는 빛이 각자 하나의 광자로서만 행동하는 데 반해 비선형 광학에서는 광자들이 물질을 통과하면서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합쳐지기도 하고 때로는 둘 이상의 광자로 쪼개지기도 한다.
이때 상호작용 전과 후의 에너지는 같아야 하므로 합쳐져 발생된 새로운 광자의 에너지는 합쳐지기 이전의 광자에너지의 합과 같고 쪼개어져 발생된 새로운 광자들의 에너지는 쪼개지기 이전의 에너지와 같다.
비선형 파장변환은 다른 파장변환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즉 비선형 광학 특성을 갖는 물질을 가공해 일단 소자를 만든 후에는 교체할 필요가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파장변환 효과를 얻기 위하여 별도의 외부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없고 조작이 비교적 간단하며 물질 취급과 관련해 위험성도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피부의 점이나 문신을 제거하거나 치아와 잇몸을 치료하는 레이저도 모두 빛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또 비선형 파장변환 기술은 앞으로 광 신호를 교환하거나 변조하는 광정보통신 소자 또는 인체에 무해한 적외선 파장으로 거리나 속도를 측정하는 계측용으로도 널리 사용될 전망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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