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정보통신의 이상현 사장(33)은 국내 중대형컴퓨터 업계에서 몇 안되는 30대 젊은 경영인 가운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인물로 꼽힌다. 그는 특히 올 들어 무국적회사를 표방해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장은 부가가치가 있는 첨단 제품을 개발, 이를 주력사업으로 정해 세계시장에서 기업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 사장은 최근 일련의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계열사들에 대한 통합작업을 적극 실시, 적자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내실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그동안 회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해온 시스템통합(SI) 사업의 경우 총괄책임자들이 전권을 가지고 영업에 주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서 각 사업부별 독립채산제 방식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사장을 만나 올해 큰 변화가 예상되는 KCC정보통신의 사업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올들어 주력하고 있는 해외사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선 자체 개발한 국제금융소프트웨어인 「에이비스(ABIS)」에 대한 해외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50만달러를 투자해 에이비스시스템사를 설립하고 기존 홍콩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해외지사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에이비스의 경우 해외시장을 겨냥해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개발해온 패키지로 이미 파키스탄 국립은행을 비롯해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를 대상으로 공급확대에 주력해왔습니다.
에이비스와 더불어 올해 해외시장을 겨냥해 진행하는 신규사업으로 디지털위성방송 수신카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업 진행을 위해 올초 디지트라시스템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디지털시대에 대비해 고선명TV(HDTV), 세트톱박스 등의 개발에 주력해 MPEG 기반의 세계 디지털 정보가전시장에 적극 뛰어들 작정입니다. KCC정보통신은 자체 개발한 이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기업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계열사 통합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지난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 등을 담당해온 계열사인 KCC엔지니어링과 한국컴퓨터비전을 일부 정리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수익이 남지 않는 사업은 순차적으로 정리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매출확대에 기여는 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의료부문 사업을 조만간 KCC정보통신으로 흡수·합병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KCC서비스의 경우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남기는 계열사로 판단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방침입니다.
-그동안 치중해온 SI사업의 수정계획이 있다면.
▲대부분의 국내 SI사업은 하드웨어 비중이 큽니다. SI업체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종합SI와 중소 규모의 전문SI업체로 크게 구분됩니다. KCC정보통신의 경우 국내에서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SI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현재 애매한 규모의 업체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종합SI업체가 아닌 특화된 분야를 취급하는 전문SI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국제금융을 비롯해 수익성 있는 의료·통신분야의 틈새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입니다.
-올해의 경영방침과 매출목표는.
▲올해부터 저는 해외사업에 전념하고 국내영업은 각 사업부별 총괄책임자들이 전권을 가지고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개최한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부별 총괄책임자들의 직급을 상무에서 전무로 한단계 높여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올해 매출목표는 국내영업은 물론 해외영업을 크게 활성화해 82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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