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크리에이티브랩스가 M P3플레이어 신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I BM, MS 등은 M P3 경쟁기술을 속속 선보이는 등 온라인 음악전송 시장을 둘러싼 업계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상품화가 시작된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볼 수 있다.
PC용 멀티미디어 주변기기업체인 미 크리에이티브랩스가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춘계 인터넷월드」 전시회에서 「노매드(Nomad)」라는 휴대형 MP3플레이어를 발표, 시장선점 업체인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에 도전장을 내놓은 것.
크리에이티브는 이 제품을 통해 현재 다이아몬드의 「리오(Rio)」가 주도하고 있는 MP3플레이어시장의 선두자리를 빼앗는다는 전략이다.
노매드는 담뱃갑만한 크기에 CD수준 음질의 음악을 1시간 분량 저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이외에도 음성메모 녹음기능, 소형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한 곡목보기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32MB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169달러)이 먼저 발표됐으며 2·4분기중 64MB 메모리 탑재제품(249달러)이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에이티브는 또한 제품출시에 맞춰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와 제품정보를 제공하는 「노매드월드(http://www.nomadworld.com)」라는 웹사이트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MP3플레이어 「리오」를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미국내 유일한 MP3플레이어 공급업체의 자리를 지켜온 다이아몬드도 64MB 메모리를 탑재한 리오 최신버전(249달러)을 내놓으면서 크리에이티브의 반격에 대응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10만대 이상의 제품을 공급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전자도 「옙」이라는 MP3플레이어를 올해중 미국시장에 선보일 계획인데 이 제품은 FM라디오 수신 및 40분간의 음성녹음, 곡목보기기능 등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역시 올해중 휴대형 MP3플레이어를 시판할 예정이다. 소니는 저장용량을 높이기 위해 자사 제품에 독자개발한 메모리스틱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5, 6개 가전업체가 MP3플레이어 개발에 나서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한편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몇몇 업체는 MP3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경쟁기술을 내놓는 쪽으로 전략을 굳히고 있어 온라인 음악전송시장의 상황은 좀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MP3가 보안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음반업체들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라는 비난을 크게 받고 있는 데 반해 이들이 개발중인 기술은 보안기능을 내장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IBM은 전자음악관리시스템(EMMS:Electronic Music Management System)이라는 온라인 음악전송 규격을 독자개발하는 한편 12일 온라인 멀티미디어업체인 리얼네트웍스와 손잡고 이 기술의 상용화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IBM의 EMMS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해 리얼네트웍스의 기존 프로그램에 내장할 예정이다. IBM은 이 제품 개발을 오는 3·4분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IBM은 이미 BMG,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등 빅5 음반업계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들 음반사의 지원하에 올 6월 샌디에이고에서 웹 이용 EMMS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 음악전송시장의 무시못할 경쟁업체로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빼놓을 수 없다. MS는 13일 저녁(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의 한 음악클럽에서 록스타들과 유명 영화인들을 초대한 가운데 자체 개발한 음악전송규격 「MS오디오4.0」을 화려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오디오를 윈도 미디어플레이어의 플러그인 형태로 내놓을 예정이다. MS오디오는 MP3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2배 정도 빠르고 파일크기는 반밖에 안되며 음질도 더 우수하다는 게 MS측의 주장이다.
MS는 론치(Launch)사와 손잡고 이번 발표와 때를 같이해 「론치.컴」 사이트를 통해 MS오디오4.0 규격 음악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MS의 음악전송시장 진출에 대해 음반업계는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달갑지 않음을 표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MS가 음악시장에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안든다는 반응이다. 분석가들은 IT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위치가 MS의 온라인 음악전송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 될 거라고 점치고 있다.
이밖에 「a2b뮤직」이라는 독자규격을 보유한 AT&T도 12일 「a2b뮤직」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AT&T 관계자는 이 제품이 MP3보다 훨씬 빠른 다운로드 속도와 좋은 음질을 제공하면서 보안문제를 확실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음반업계는 음악전송규격의 급격한 발달로 음악시장의 주무대가 인터넷으로 옮겨지면서 연 400억달러에 달하는 음반시장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지 모른다는 걱정에 쌓여 있다. 특히 MP3를 통한 불법복제의 성행은 음반업계 전체에 온라인 음악전송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음반업계는 이런 흐름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MP3를 대체할 수 있는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라는 새로운 전송규격의 공동개발에 나서 올해 말까지 제품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SDMI는 MP3, EMMS, MS오디오 등 어떤 종류의 전송규격과도 연동이 가능하며 온라인 음악전송과 관련한 지적재산권 문제를 완전히 일소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MS, 소니, AT&T, IBM, 도시바, 아메리카온라인 등은 이미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지금까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음반업계가 온라인음악 시장에 적극 뛰어듦으로써 이 시장이 획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말쯤엔 세계 음악시장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안경애기자 ka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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