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대용량 저장장치> 세계시장 동향

 기업의 데이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세계 엔터프라이즈급 대용량 저장장치시장이 힘찬 비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은 데이터웨어하우스(DW)나 종합고객관리(CRM) 구축 등에 힘입어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주요 저장장치업체들의 각축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 윈도NT용 제품 등 서버시스템별로 구분되는 세계 대용량 저장장치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면서 이 시장을 겨냥한 저장장치업체들간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은 EMC의 주도 속에 IBM·컴팩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휴렛패커드(HP)·히타치 등이 선두그룹 진입을 위해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전문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 규모는 메인프레임·유닉스서버·윈도NT용 제품을 포함해 총 123억4000만달러 규모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EMC가 30억27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의 수위를 지켰으며, IBM이 17억7200만달러를 기록해 선두자리를 넘보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컴팩컴퓨터가 15억900만달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11억1200만달러, HP 10억9900만달러, 히타치 7억8500만달러, 여타업체가 30억3600만달러의 매출을 각각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을 시스템별로 세분화해보면 IBM의 「S/390」 메인프레임용 시장의 경우 EMC(13억8500만달러), IBM(10억2200만달러), 히타치(6억2200만달러), 암달(1억800만달러) 등으로 EMC와 IBM의 주도 속에 히타치와 암달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유닉스서버용 저장장치시장에도 EMC가 14억8100만달러의 매출로 여전히 1위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메인프레임용 시장상황과 달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11억900만달러)와 HP(10억9900만달러)가 선전한 데 비해 IBM(7억6900만달러)과 컴팩컴퓨터(6억6600만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윈도NT용 저장장치시장은 컴팩컴퓨터가 윈도NT기반 PC서버 공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8억4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EMC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EMC(1억6100만달러), NCR(8100만달러),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7900만달러), 데이터제너럴(7200만달러) 순으로 매출을 기록했다. 저장장치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윈도NT용 엔터프라이즈시장 규모가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서버용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 성장폭은 가장 높아 오는 2001년경에는 3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거대한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을 겨냥해 세계 유수 저장장치업체들은 각종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대용량 저장장치들을 잇따라 공급,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다. IBM·EMC·데이터제너럴·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세계 주요 저장장치업체들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 윈도NT서버 등 이기종간 데이터 공유와 저장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저장장치시장 영역파괴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 중 또다른 관심거리는 「SAN(Storage Area Network)」제품관련 표준화문제다. 이는 SAN기반의 제품 가운데 어느 업체 제품이 표준으로 선정되느냐에 따라 세계 저장장치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지배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업체들간 한치 양보없는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SAN 제품 표준화문제는 그동안 EMC와 비EMC로 갈라져 두 진영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달들어 EMC·컴팩·델컴퓨터 등 SAN 분야 선두업체들이 「스토리지 네트워킹 인더스트리 어소시에이션(SNIA)」이란 단체를 통해 네트워크 스토리지용 공통 인터페이스 모듈개발에 나서면서 SAN 표준화문제 해결의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기반 「스토어X」 SAN 계획이나 EMC 주도의 스토리지 관리표준연합인 「파이버 얼라이언스」의 기술 수용도 고려하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SNIA계획이 제대로 추진될 경우 현재 SAN제품간 호환성은 물론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은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SNIA계획의 중요성을 반증하듯 IBM·HP·시퀀트 등 세계 유수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이 대열에 속속 가세하고 있어 조만간 세계 엔터프라이즈 저장장치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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