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1);PC분야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이 올들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IMF 한파와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국내 IT산업은 올들어 뚜렷한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다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IT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구조조정을 모두 마무리짓고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수립, 시행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IT업체들은 올해가 IMF 한파 이후 시장거품이 제거된 상황인데다 오는 2000년 새롭게 짜여질 시장판도에서 시장주도권 확보에 필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각 분야별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격전은 특히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전자상거래 솔루션, 고객관계 관리시스템(CRM) 등 최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하드웨어(HW) 분야에서는 저장장치, 모니터 등 컴퓨터 주변기기는 물론 PC 등 시스템 분야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각 분야별 격전 현장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국내 PC시장은 올 들어 수요가 활기를 되찾는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업체간 주도권 확보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지난 한해 시장수요가 크게 위축된데다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회오리가 불어닥치면서 소극적인 영업을 펼쳐왔으나 올 들어 시장환경이 크게 바뀜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으로 경영전략 방향을 180도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가격파괴, 새로운 마케팅전략 수립, 다양한 판촉전 전개, 생산설비 확충 등으로 요약되는 PC 제조업체들의 치열한 시장주도권 확보경쟁이 지난 97년 말 이후 1년반 만에 재연되고 있다.

 PC업체들이 이같이 활발한 영업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난해 수요 최저점에 달한 국내 PC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1·4분기 국내 PC 시장 규모는 42만대로 전년동기의 29만5000대에 비해 40% 정도가 확대됐다. 이는 또 올해 PC 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한 130만대를 훨씬 넘어선 150만대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낳고 있다.

 국내 주요 PC업체들은 이에 힘입어 신제품 출시시기를 지난해의 7∼8개월 간격에서 3∼4개월 간격으로 크게 축소했으며 수요처별 신제품 개발과 영업을 전개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늘어나는 수요물량에 대비해 생산라인을 크게 확충하고 있으며 그동안 자제해온 할인행사, 고객사은행사 등 다양한 판촉전까지 재개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 재정비와 사업기반 다지기를 마무리지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 들어 국내 PC시장 수요회복 추세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요처별로 전문화한 영업을 전개하기로 하고 인터넷용 PC, 문자방송용 PC, 교육용 PC 등 특화된 제품개발과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본사 또는 각 지사별로 고객 사은행사, 할인행사 등 다양한 판촉전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PC 수요물량에 대비해 올해 초 우선 셀방식 생산라인 1개와 컨베이어 생산라인 3개를 추가로 설치해 월 PC 생산능력을 기존 7만대 수준에서 9만3000대 수준으로 크게 늘렸으며 신제품 출시 주기를 지난해 7∼8개월에서 4개월로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37%에 비해 3%포인트 늘어난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시장공세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도 올 들어 PC 시장환경이 크게 바뀜에 따라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마련에 나섰다. 우선 국내 PC시장에서 저가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수요처별로 차별화된 제품수요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펜티엄Ⅱ PC인 「체인지업」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일체형 PC, 교육용 PC 등을 개발 출시하기로 했다.

 삼보컴퓨터는 또 내수는 물론 해외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경기도 안산공장에 생산인력을 증원하고 공장가동률을 200%로 향상시켰으며 지난달에 2개의 컨베이어 PC 생산라인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생산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최근 대우정밀, 경남금속, 코람프라스틱 등 대우그룹 일부 계열사와 흡수 합병하고 경기도 분당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지난해 1억3000만달러로 국산컴퓨터 수출 1위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올해에도 수출 1위 자리를 고수하는 한편으로 내수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을 15% 수준으로 끌어올려 확고한 3위 업체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올 들어 책임경영 위주의 조직개편을 마무리지은 LGIBM(대표 이덕주)은 국내 PC시장을 가정시장, 기업시장, 전문가시장으로 세분화해 공략하기로 하고 이에 맞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고객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IBM은 올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13% 수준에서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와 더불어 컴팩컴퓨터, HP 등 해외 주요 PC업체들이 올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가정용PC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국내 PC업체와의 한판승부가 점쳐진다.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는 올 하반기에 생산시설 설치와 부품·주변기기 공급업체를 선정해 국내 가정용PC 시장공략을 본격화해 올해에만 국내에 5만대의 PC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한국HP도 국내에 올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용·가정용 PC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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