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시장 "새바람" 돈다

 국내 선풍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신일산업, 한일전기 등과 함께 국내 선풍기 시장을 주도해온 가전3사가 선풍기 사업을 대폭 축소, 자체브랜드 판매를 크게 감축함에 따라 오성사·세일사·성광전자·노비타·누비앙·우신전자·명월전자 등 그동안 가전3사에 선풍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해온 전문업체들이 올해부터 활로모색 차원에서 자체브랜드 판매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선풍기 시장은 앞으로 가전3사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대신 전문업체들의 시장진입이 크게 늘어 시장구도가 전문업체들의 경쟁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지난해에는 협력업체를 통해 총 80만대의 선풍기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재고를 포함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40만대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올해 자체브랜드 생산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부족한 물량에 대해서는 전문업체들 제품을 도입해 판매할 것으로 알려져 올해 가전3사가 자체브랜드로 판매하는 선풍기는 총 50만∼60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최소한 230만대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선풍기 시장의 2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가전3사는 그동안 국내 선풍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해왔다.

 반면 가전3사와 함께 이 분야 시장에서 5사체제를 구축해온 신일산업과 한일전기는 가전3사가 선풍기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데다 올 여름에는 기상여건이 좋아 지난해와 같은 게릴라성 폭우로 인해 시장이 악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생산계획을 늘려잡고 있다.

 여기다 올해부터 자체브랜드 판매에 나설 예정인 오성사·르비앙전자·명월전자·우신전자 등 후발업체들도 그동안 가전 3사에 공급하면서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 최소한 가전3사 브랜드로 판매되는 것과 비슷한 물량을 자체브랜드로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가전3사가 그동안 선풍기 자체생산을 중단하고 OEM 업체를 육성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대리점에서도 타사브랜드 제품도 함께 판매하는 등 선풍기를 아예 구색상품화하고 있다』며 『이처럼 가전3사가 선풍기사업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어 앞으로 국내 선풍기시장은 전문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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