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밀레니엄버그처럼 오류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96년 현상금 1억원의 국민문학상 수상작가로 데뷔했던 김다은의 두번째 장편소설 「러브 버그」는 엉뚱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마치 게임처럼 전개된다. 정해진 룰을 어기면 「게임 이즈 오버」라는 자막이 뜨면서 멈춰 버리는 컴퓨터 게임처럼 사랑에도 룰이 있고 이를 어기는 파트너는 죽게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아주 소심한 청년. 그는 게임의 법칙을 알지 못한 채 마법의 책을 손에 넣는다. 그를 둘러싼 현실은 우연히 가방 속에 들어온 정체불명의 책을 그대로 닮아 간다. 책 속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자 그는 여자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게 되지만 어느새 책 속의 주인공처럼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죽음의 게임에 휘말린 주인공을 통해 저자는 사랑의 시스템에도 오류가 일어나며 그 오류가 죽음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386세대 작가인 김다은은 『새로운 천년에는 사랑이 게임 같을 것』이라고 말한다. 펄벅의 「대지」에 나타나는 메뚜기떼처럼 이상한 벌레들이 몰려오고, 이 밀레니엄버그는 인간의 삶 구석구석에 파고들어 엉터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발부하고 항공 노선을 바꾸고 핵폭탄을 터뜨릴 지도 모른다. 인간의 사랑 또한 이 천년벌레를 피해갈 수 없다면 아름다운 연인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경고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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