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종신회원(Fellow)으로 선임돼 화제를 모았던 서울대 전기공학부 이병기 교수(48)가 최근 또 하나의 「큰 일」을 벌였다.
한국통신학회가 지난 1일 창간한 영문 학술지인 JCN(Journal of Communications and Networks)의 부편집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
통신학회는 JCN을 국제적인 수준의 학술지로 만들기 위해 외국 학자를 편집장으로 초빙했기 때문에 이 교수가 맡고 있는 역할은 우리가 다른 학술지에서 흔히 보는 「이름뿐인」 부편집장과는 크게 다르다.
학술지에 게재할 논문 선정에서부터 책을 최종적으로 인쇄·배포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사실 JCN은 이 교수의 분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UCLA대 졸업 후 잠시동안 미국 AT&T 벨 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할 때 학술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한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도 학술지에 의존하지 않으면 도무지 연구성과를 소개할 수 없었기 때문.
이러한 생각은 그가 지난 86년 귀국,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더욱 절실해졌다.
그가 이번에 국제적인 수준의 영문 학술지를 발간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곧 영문 학술지의 발간이 한 교수의 염원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힘든 작업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됐다.
그러던 중 통신학회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영문 학회지를 발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곧 통신학회의 다른 동료 교수들과 학회지 발간 팀을 별도로 구성, 2년 동안 준비작업을 거쳐 최근 「창간호」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JCN은 논문 투고에서부터 심사·출판과정에 이르기까지 완전 전자화된 통신수단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논문투고는 전자우편 또는 「tfp사이트」를 활용하도록 했고 논문심사·출판 등의 업무도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국이 갖는 지역적 제약을 극복하는 동시에 통신 및 우편발송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JCN의 목표는 발간을 통해 국내 대학의 교육 및 연구 수준을 MIT나 스탠퍼드처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국내 학자들이 쓴 우수한 논문이 JCN을 통해 해외에 널리 알려지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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