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마련과정에서 존폐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 과학기술부가 또 최근 무르익고 있는 부처별 직제개편 논의과정에서 대폭적인 조직축소 위기에 놓여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와 행정자치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앞두고 부처별 직제개편 논의를 하면서 정부경영진단팀의 안을 근거로 과기부에 대폭적인 직제축소를 요구해 과기부 관계자들은 살얼음판에 서있는 분위기다.
과기부의 현 직제는 3실3국4심의관 27과 6담당관(공보·총무·비상기획 등 제외). 기획예산위가 제시한 과기부 직제개편안은 1실4국체제로 줄이고 응용기술 성격이 강한 엔지니어링진흥과 등 4개과를 산업자원부 등으로 이관토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같은 직제개편안에 대해 과기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과기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사무국 기능은 물론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는 마당에 조직축소는 있을 수 없으며 현행 3실3국체제의 큰 틀에서 업무를 재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기부는 모든 정부부처가 조직을 축소하고 있는 마당에 「과기부만 별동대냐」는 여론을 의식, 조정안으로 2실3국3담당관제를 양보할 수 없는 카드로 기획예산위를 설득하고 있다.
과기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직제개편안에 따르면 기획관리실과 국과위 사무국 기능을 전담할 과학기술정책국을 과학기술정책실로 승격시키는 대신 원자력실을 원자력국으로 격을 낮추고 연구개발정책실의 연구기획평가관리업무를 과학기술정책실로 넘겨 연구개발국으로 축소하는 것. 또 기초과학인력국을 해체해 기초과학정책기능은 과학기술정책실로, 기초과학지원기능과 과학기술인력업무는 연구개발국으로 넘기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책실에 연구기획평가심의관을, 연구개발국에 연구개발심의관을 각각 두는 한편 원자력국에 원자력안전심사관을 두는 방안을 놓고 기획예산위와 협의중이다.
이번 직제개편에서 국단위로 격하돼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원자력실의 경우 최근 원전관련 사고 등으로 원자력부문의 조직축소는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에 따라 6개과 모두 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위의 조직 및 인원축소 지침에 따라 어느 부서, 어느 누구든 조직 및 인력감축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과기부 내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과기부의 안을 아직까지 기획예산위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과기부 관계자들은 물밑협상 과정에서 기획예산위측도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과기부 고위관계자들은 2실3국3담당관제의 직제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직제개편과 맞물려 서정욱 장관이 실·국장급에 대한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과기부 고위직들은 좌불안석이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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