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메디칼 부설연구소
「고압 증기 멸균기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지난 75년 설립 이래 멸균기로 한 우물만 파온 한신메디칼(대표 김정렬)을 일컫는 말이다.
전자의료기기 중에서도 고압 증기 멸균기는 무척 어려운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병원 환경이 각기 달라 건설 관련 노하우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장비가 크고 무겁다 보니 엄청난 물류비가 소요되고, 병원의 멸균소독에 관한 인식이 낮은 것도 이 사업을 어려운 사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같은 이유로 영상진단기기나 의료정보시스템을 비롯한 전자의료기기업계 종사자들은 이 사업을 3D 사업으로 부르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멸균기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고, 한 두 사람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여타 장비와 달리 초대 용량의 경우 무게가 몇 톤 씩이나 해 정신노동 외에 육체노동이 많이 필요한 것도 이 분야 연구원을 3D 직종으로 부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선환 연구소장을 비롯한 한신메디칼 부설연구소 8명의 연구원들은 일하는 것이 신난다. 기술력에 자신이 생긴 데다 만드는 것마다 국내외 반응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외 전시회에서 마주치는 외국 경쟁사 직원들 조차 한신의 기술력 만큼은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타 한국산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데 반해 이 회사 제품은 가격이 외국 경쟁사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다. 이같은 이유로 이 분야 선발주자였던 독일의 멜락사와 미국의 암스코사, 일본의 히라야마사 등이 경쟁적으로 이 회사에 상당한 물량의 고압 증기 멸균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해 줄 것을 제의했으나 한신 브랜드를 달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실제 최근 이 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종합병원용 1049ℓ급 초대형 고압 증기멸균기는 미국·일본·스웨덴산 제품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장비 도입 조건이 까다롭기 그지 없어 내로라하는 국내 전자의료기기업체들도 쉽게 납품할 수 없는 서울대병원에 무려 9대를 납품한 것을 비롯해 강남성모병원·원광대병원·성빈센트병원 등 대학 및 종합병원에 30여대를 설치했으며 지금도 꾸준히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진공장치를 사용, 멸균 성능 및 선진공 방식에 의한 완전 공기 제거와 후진공 방식에 의한 건조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건조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 제품들은 8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내장해 정밀하고 정확한 자동 컨트롤이 가능하고, 포장·비포장·액체 등 멸균 대상물의 종류에 따라 5가지 기본 사이클 프로그램이 설정돼 있어 사용이 간편하다.
또 2가지 시험 사이클인 잔류공기 시험사이클 프로그램과 진공누설 시험사이클 프로그램을 내장, 제품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제품은 또 작동 중 세균에 의한 재오염 방지를 위해 99.97%의 세균 포착용 공기여과장치를 갖췄으며 문 인터로크 장치를 장착, 체임버 문은 전원 스위치를 켜야만 열 수 있는 등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이외에도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인 2000ℓ급 초대형 고압 증기 멸균기까지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이 회사가 R&D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연구원 모두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멸균기에 대해 「너무나 잘 아는」 실무형인 데다 해마다 3∼4개 모델을 개발, 출시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창업 이전부터 멸균·소독기 분야에 종사, 30년간을 멸균기에만 매달려온 김 사장이 직접 R&D를 주관하며 생생한 개발 노하우를 접목하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김 사장의 목표는 100년이고 200년이고 생명력 있는 기업 만들기다. 단지 기업의 명맥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같이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선두를 지키는 우량기업으로 살아 남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KS, EMC, GS, GOST, T<&25073>V, ISO 9002, EN46002, MDD, GMP 등 국내외 각종 인증을 모두 획득하고 본격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의 한신메디칼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신메디칼로 우뚝 서기 위한 예정된 걸음인 셈이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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