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세계 반도체장비시장, 불황 늪서 "허덕"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한 12억9000만달러 규모며 전세계 장비시장도 97년 대비 21% 가량 줄어든 218억달러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반도체 장비 및 재료협회(SEMI)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유럽·북미 등 세계 전지역에 걸쳐 반도체 장비의 출하가 전년대비 최소 3.1%에서 최고 50.9%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최종 집계돼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이 지난해 겪은 극심한 불황을 실감케 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여파로 반도체업계의 투자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설비 투자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 50.9%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시장도 전년대비 30.7% 감소한 46억달러 규모며,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만과 유럽지역 마저도 각각 3.1% 및 5.7% 감소해 대만이 32억달러, 유럽은 28억달러 규모에 머물렀다.

 한편 공정별 장비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전공정장비가 전년대비 23.2% 감소한 141억달러, 테스트장비는 15% 가량 줄어든 43억달러, 그리고 조립 및 패키지장비가 17% 감소한 15억달러 규모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집적 반도체 제조를 위한 미세회로 선폭의 도입 확대에 힘입어 마스크 및 레티클 관련 장비시장은 전년대비 12% 늘어난 7억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SEMI측 한 관계자는 『이러한 수치가 말해주듯 지난해에는 세계 반도체 장비업계에 최악의 한해였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세계 장비시장의 침체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국면에 진입, 올해 230억달러에 이어 2000년에는 28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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