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LG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계의 올해 설비 투자액이 최고 22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 97년부터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9라인의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한 데 이어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올해부터 국내외 반도체 라인의 업그레이드 및 보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최소 17억 달러에서 최고 22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분야 설비투자에 총 12억 달러 가량을 투자할 계획임을 최근 공식화했다. 여기에는 반도체 9라인의 신규 건설에 들어가는 6억 달러와 미국 오스틴 공장의 생산규모 확대를 위한 2억 달러, 다른 8인치 전공정 생산장비에 대한 업그레이드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완공한 미국 유진 공장의 0.18 미크론 공정 도입을 위해 올해 1억3000만 달러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며 반도체 6라인 및 7라인의 업그레이드에도 3억 달러 이상은 투자할 것으로 보여 올해 이 회사의 전체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최소 5억 달러 수준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빅딜 문제가 걸려 있는 LG반도체와 아남반도체도 초고속 메모리의 생산과 미세 회로 선폭 도입에 대한 설비 투자는 당초 예정대로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여 두 회사의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액도 최소 4억∼5억 달러 수준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국내 주요 반도체 업계의 설비 투자는 지난해의 13억 달러 수준보다는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램버스 D램의 양산에 따른 추가 설비 도입과 해외 반도체 라인에 대한 확대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전년대비 2배 이상의 급성장도 기대된다.
특히 최근 들어 주요 반도체 장비의 제품 가격이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이같은 설비투자액의 증가는 실제 장비 생산 및 설비 도입 확대에 과거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올해 초 반도체협회 측도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이 하반기 들어 소자업계의 구조조정이 완료되고 고속 메모리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이 예상됨에 따라 과거의 25억 달러 수준을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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