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카드업계, "다목적 IC카드" 보급 활기

 일본 크레디트카드업체들의 IC카드 실용화 문제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지금까지 IC카드는 현금에 상당하는 데이터를 축적해 구매시 사용하는 이른바 전자화폐의 용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 장의 카드에 여러 기능을 부여하는 「다목적화」로 관심이 크게 쏠리며 IC카드의 실용화 문제가 새 국면으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다목적 IC카드의 실용화는 올하반기부터 내년초에 걸쳐 본격화할 전망이다. 실제 서비스에 나서는 선발 카드업체는 마이컬카드와 라이프 두 업체.

 유통계열 크레디트카드업체인 마이컬카드는 오는 9월 점수를 관리하는 포인트카드와 선불카드기능을 첨가한 다목적 IC카드를 약 50만명의 회원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동시에 계열사가 운영하는 「비브레」 「사티」 등 백화점 내 약 250개 점포에 이 다목적 카드에 대응하는 설비를 설치해 보급을 가속화하고 이후 점차적으로 신규 또는 갱신 카드도 IC카드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500만장의 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마이컬카드는 이에 따라 향후 3년 정도면 모두 다목적 카드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판매계열 크레디트카드회사인 라이프는 내년 봄 실용화를 목표로 다목적 IC카드와 그 관련기기를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다양한 분야의 소매점 체인과 제휴해 보급해 나갈 계획이며 포인트서비스 이외에 고객정보 관리, 회수권 전자화 등의 기능도 첨가할 것을 검토중이다.

 IC카드 실험도 다목적화 쪽으로 초점이 옮겨져 올해말에만 두가지의 시도가 예정돼 있다. 도시바 등이 주도하는 고베시의 전자화폐 실험 「스마트 커머스 재팬 파트2」에서 운용체계(OS)로 「자바카드」를 이용해 발행하는 다목적 IC카드와 우정성의 「우편예금 자기카드의 IC카드 이행실험」에서 사용하게 될 우편예금카드와 크레디트카드 일체형 IC카드가 그것이다.

 이처럼 IC카드의 다목적화가 급부상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전자화폐 실험에 대한 반성이 그 배경을 이룬다. 전자화폐만으로는 일반인이나 가맹점의 적극적인 IC카드 사용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원래 크레디트카드업체가 IC카드 실용화에 나선 이유는 위조방지에 있다. 카드에 관한 정보를 자기 스트라이프에 기록하는 현행 방식에서는 카드의 위조가 용이하며 그로 인한 피해가 연간 수백억엔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피해는 내부의 데이터를 읽어내기 어려운 IC카드를 이용함으로써 미연에 막을 수 있다.

 그러나 IC카드를 보급하는 데는 IC카드에 대응하는 기기나 결제시스템 등 인프라 정비가 뒤따라야 하는데 투자액이 피해액을 웃도는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카드업체는 투자비용 일부를 가맹점으로 돌리는 방법을 모색, 결국 선택한 방안 중 하나가 전자화폐인 것이다.

 통상 크레디트카드로 지불할 때 사용자의 이용한도액 등을 온라인으로 조회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통신비용이 발생하는데, 전자화폐에서는 현금에 상당하는 데이터가 IC카드에 축적돼 있어 IC카드와 해독기간 데이터 교환으로만 지불이 완료된다. 즉 전자화폐에서는 온라인조회가 생략됨으로써 가맹점이 그만큼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크레디트카드업계는 전자화폐 가맹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전자화폐는 「보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실제 사용자에게 이점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늘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가맹점도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는 것이 IC카드의 다목적화다. 크레디트카드회사는 IC카드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표준 플랫폼으로 격상시킴으로써 가맹점이나 사용자의 이용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IC카드의 무게중심이 이처럼 다목적화로 기울면서 OS인 「MULTOS」와 「자바카드」의 채택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사실 현단계에서 이들 OS의 이점은 그다지 크지 않다. 전자화폐나 포인트카드 같은 기능 정도라면 IC카드 제조업체의 독자적인 OS를 이용해도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MULTOS나 자바카드를 채용하면 제조비용만 기존 카드에 비해 10배 정도 상승한다.

 그럼에도 MULTOS나 자바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카드 발행 후 애플리케이션의 추가 및 삭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 카드를 발행하지 않고 새 서비스를 첨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드웨어에 의존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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