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통신산업을 주도해왔던 고정통신이 지난해에는 사상 최악의 경영성적표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고정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데이콤·온세통신의 98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데이터통신 등 제한적 사업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고정통신 역무가 역성장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황은 이동통신시장과 별정통신사업자의 시장잠식에 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의 시내전화사업분야는 일반전화 매출이 지난 97년 3조6573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3조6135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동전화서비스 대중화에 따른 LM통화료 수익 3632억원을 포함하면 전년보다 다소 늘어난 3조9767억원에 이른다.
시외전화는 이동전화서비스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고정통신서비스로 기록되고 있다. 한국통신의 흑자사업부문이었던 시외전화사업은 이동전화서비스의 대공세에 따라 지난 97년 2조234억원에서 1조7624억원으로 12%나 줄어들었고 데이콤 역시 16% 줄어든 1409억원의 매출을 기록, 가입자 감소와 함께 이중고에 시달렸다.
대대적인 광고판촉 공세를 펼쳤던 국제전화서비스 역시 별정통신사업자들의 시장진입에 따라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한국통신의 경우 지난 97년 1조1626억원의 매출이 7936억원으로 무려 31%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며 제2사업자인 데이콤은 6% 줄어든 2680억원을 기록했다.
제3사업자로 새로 진출한 온세통신은 매출목표 10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사업초창기 일반적 현상인 정산적자 심화에 따라 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이제까지 비주력사업이었던 전용회선사업이나 데이터통신사업 등은 인터넷시대의 도래에 따라 성장기조를 유지했다. 한국통신의 데이터통신사업부문은 8546억원에서 9284억원으로 다소 늘어났으며 데이콤 역시 전용회선과 데이터망사업은 각각 6.4%,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천리안·보라넷·매직링크 등 정보통신사업은 무려 34.6%나 늘어났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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