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사업의 성공으로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삼성」과 「LG」.
그동안 삼성과 LG는 잇따른 투자실패로 침체를 겪어왔다. LG는 미국 제니스사의 인수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빅딜로 반도체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고 삼성도 미국 AST사 인수로 큰 손해를 봤으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던 자동차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빅딜로 포기해야 하는 등 하나같이 실패로 끝났다.
특히 사업구조조정으로 많은 임직원들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영위해왔던 사업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어 그룹 전반적으로 패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삼성과 LG는 안팎에서 투자실패에 따른 「회장 책임론」까지 터져나오면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의욕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올 들어 TFT LCD사업이 삼성과 LG 측에 새로운 웃음을 가져다주면서 사업의욕을 되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세계 TFT LCD시장이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돌아선 데 따라 삼성전자와 LGLCD는 제품이 없어서 공급을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면서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두 업체는 적자에서 벗어나 세 자릿수 이상의 흑자규모도 가능, 반도체 다음으로 많은 사업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경영진들은 내심 TFT LCD사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차세대 사업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과 LG의 관계자들은 차세대 승부사업으로 보고 TFT LCD사업에 조단위의 돈을 쏟아부었으나 오랫동안 적자를 기록하면서 또 하나의 실패사례로 기록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해 왔다.
IMF의 여파도 있지만 삼성과 LG 측은 소액주주의 활동으로 투자실패에 따른 책임추궁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TFT LCD사업마저 실패하면 투자의욕이 꺾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 측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조단위의 투자를 선행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성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면서 『TFT LCD는 그룹내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로 손꼽히면서 투자의욕을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과 LG는 지금까지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성장한 전자사업을 벌여오면서 TFT LCD사업처럼 해외 업체에 한푼의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세계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우가 없었다.
바로 이 점이 삼성과 LG의 관계자들에게 사업비전을 제시하면서 사업에 대한 의욕을 되찾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LG 측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TFT LCD사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면서 반도체 빅딜로 인해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면서 『TFT LCD사업을 잘 관리해 나가면 세계시장에서 1위를 하는 등 차세대 사업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과 LG 측은 TFT LCD사업의 호조로 잃었던 사업의욕을 되찾으면서 재벌의 빅딜이 하루빨리 종결되기만 바라고 있다. 21세기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TFT LCD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규사업 분야로 뻗어나가 예전의 영화를 되찾으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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