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입력하면 가동이 중단되면서 운용 프로그램이 손상되거나 데이터를 만들지 못하는 등 전자의료기기의 Y2k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GE·지멘스·필립스·피커·알로카 등 세계 유수의 전자의료기기업체가 생산한 제품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4일 한국전산원과 서울중앙병원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사가 후원한 「의료분야 Y2k 문제 해결을 위한 제3차 세미나」에서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이강영 계장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서울대병원에 설치된 4백17개 품목의 전자의료기기 중 3백95개 품목을 점검한 결과 41개 품목(약 11%)에서 각종 Y2k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인피메드사의 디지털 영상장치(모델명 FC2000)는 2000년을 입력하면 장치 가동이 중단되고 운용 프로그램이 손상되며, 마케티사의 심전계(모델명 Muse-5000)는 데이터 파일을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멘스사의 영상분석용 컴퓨터는 「Invalid Date」가 표시되고 오소돈틱 프로세싱사의 두부계측분석기(모델명 젠컴)는 2000년을 입력하면 두부 계측이 안되는 등 16개 품목이 진료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랩사의 환자감시장치(모델명 90303B/90305/90308)는 2000년을 입력하면 1984년으로 바뀌고 코닥사의 레이저 프린터(모델명 2180/XLP)는 날짜 표시 자체가 안되며, 피커사의 감마카메라(모델명 Prism 2000/3000)는 2000년이 1970년으로 바뀌는 등 13개 품목에서 진료에 차질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알로카사의 초음파 영상진단기(모델명 650/680)는 분만 예정일이 계산되지 않고 필립스사의 엔지오그래피(모델명DVI-2CV)는 99년에서 2000년으로 진행하지 못하며, GE사의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는 연도표시가 **로 나타나는 등 12개 품목에서 경미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이 계장은 『대학병원에 납품된 세계 유수의 제품들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중소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에 설치된 제품들에서는 더욱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체 스스로 자사 제품의 Y2k 문제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어 조속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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