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안산소재 PCB 제조업체로 상장회사인 이지텍(대표 신철호)이 외화 1억8백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 이지텍의 외화유출액은 지금까지 적발된 사례 가운데 단일 건수로는 최대 규모인 데다 은행권 자금까지 물린 것으로 알려져 금융사고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지텍은 회장인 김의국씨가 대표로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EZC 인터내셔널사로부터 폐컴퓨터 메모리반도체를 구입, 자회사인 캐나다 스타텍사로 수출하는 중계무역과정에서 국내은행에 신용장을 개설, 수입대금은 즉시 결제하고 수출대금은 외상조건으로 계약한 후 회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모두 1억8백만달러를 유출시켰다. 조사결과 지난 96년 PCB·DRAM 등 컴퓨터 부품을 수출입하는 업체로 설립된 이지텍은 회장인 김의국씨가 설립한 EZC 인터내셔널이 한국에 1백% 출자한 EZC코리아를 설립, 지난 96년 상장업체인 한일서키트를 인수해 상호를 변경한 회사로 외화유출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직후인 97년 12월 13일 부도를 낸 점으로 미뤄 외화유출 후 고의로 부도를 냈을 가능성이 높고 이지텍 설립도 외화유출을 위해 치밀하게 짜여진 사전각본에 의한 것으로 관세청은 보고 있다. 이지텍이 빼돌린 외화에는 은행권 자금 2천만∼3천만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15개 은행들로 채권단이 구성돼있다.
이지텍은 부도를 낸 후 화의를 신청, 지난해 9월 30일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까지 받아내고 현재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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