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우리별 3호

 국산1호 실험 인공위성인 「우리별 3호」를 국내 기술진이 제작해 최근 최종 환경시험을 끝마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소장 성단근 교수·전기과)가 지난 94년 영국 서리(SURREY)대학에서 전수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 기술진이 5년 동안 설계·부품제작·조립 등 위성제작 전 과정을 직접 도맡아 처리하면서 독자 위성운영 시스템까지 개발하는 등 이제는 발사만 기다리고 있다.

 80억원을 들여 개발한 우리별 3호는 고해상도의 15m급 고체촬상소자(CCD) 천연색 카메라를 장착, 고도 7백20㎞ 상공에서 지구를 돌며 관측사진을 전송하고 각종 과학실험을 할 예정으로 기존 위성보다 성능이 매우 우수해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로 4백95㎜, 세로 6백4㎜, 높이 8백52㎜, 무게 1백10㎏인 우리별 3호는 오는 4월 15일에서 5월 30일 사이에 인도 남부의 발사장에서 PLSV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같은 발사체에 실릴 인도의 주 위성(IRS-P4)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발사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별 3호는 발사 후 지구를 남북궤도로 돌면서 우주 환경실험과 지구촬영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92년 발사된 우리별 1호는 영국 서리대의 기술 지도로, 93년의 2호는 1호 개발에 참가한 연구진이 개발한 위성이었다.

 이에 비해 우리별 3호는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제작·시험을 거친 첫 국산 고유모델이다. 그러나 부품 수로만 따지면 여전히 80∼90%는 외제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고 국산화율 10∼20%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우선 배터리 하나만 보더라도 위성연구센터는 수십종에 달하는 상용 배터리를 모두 구해 성능을 시험했다. 우주공간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을 선별하기 위해서다.

 우리별 3호는 이러한 방식으로 탄생했다. 별 감지기는 별자리를 기억하는 컴퓨터와 연결, 위성의 자기 위치를 알아내는 장치인데 한 개는 국산, 다른 한 개는 독일 제품이다.

 성능을 비교하고 한 개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다채널 지구관측용 카메라의 해상도는 15m(지상에서 가로 세로 15m의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인식할 수 있다)로 대폭 향상됐다.

 우리별 2호의 해상도는 2백m였다. 역시 자체 설계지만 핵심적인 광학 렌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깎아왔다.

 카메라 해상도가 높아지면 자세 제어기술도 더 엄밀해질 필요가 있다.

 카메라 위치가 0.5도만 틀어져도 수십㎞ 떨어진 엉뚱한 곳을 찍게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태양활동에 따라 변하는 방사능 입자를 검출하는 고에너지 입자검출기(HEPT), 전자분포를 재는 전자온도측정기(ETP), 정밀 자기장 측정기 등이 탑재돼 우주환경 실험을 수행한다.

 위성이 태양을 향한 면과 그 반대 면의 수천도 온도 차이를 제어하는 열제어 장치, 대용량 정보를 한반도 상공에서 빠르게 전송하는 대용량 메모리 고속 전송장치도 핵심기술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성단근 소장은 『우리별 3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에는 앞으로 산업계에서 응용할 수 있는 것도 많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인공위성연구센터는 우리별 3호로 우리별 시리즈를 끝내고 2002년 발사를 목표로 과학위성 개발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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