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데이터 기반의 무선이다.」
새로운 1천년을 1년도 채 남겨놓지 않고 세계적인 통신사업자와 정보기술(IT)업체들은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무선시장 진출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IT업계의 화두는 데이터였다. 벨애틀랜틱·SBC 등 통신사업자들은 데이터통신사업 진출을 위한 몸집불리기의 일환으로 거대규모의 인수합병(M&A)을 잇따라 발표했고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 등 주요 통신장비업체들도 데이터 네트워크장비 시장진출에 앞장섰다.
지난해의 화두인 데이터사업에 이어 올해 통신사업자와 IT업체의 화두는 이동전화·무선인터넷·모빌컴퓨팅 등을 포함하는 무선통신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006년경 전세계적으로 무선통신 인구가 10억에 달하고 인터넷 사용자도 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무선통신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이 시장 진출을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벨애틀랜틱·MCI월드컴·보다폰 등 굵직굵직한 대규모 통신사업자들이 미 이동전화사업자 에어터치 인수를 위해 물밑작업을 추진한 것도 무선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에어터치 인수를 처음으로 타진한 미 지역전화사업자 벨애틀랜틱은 에어터치에 4백50억달러 상당의 인수금액을 제시했고 곧이어 MCI월드컴은 인수조건으로 5백50억달러의 주식교환 방식을 제안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 5백50억달러에 동종업체를 인수한 벨애틀랜틱이 에어터치 인수에 나선 것을 두고 그 실현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벨애틀랜틱은 지난해 자사 매출액의 2∼3%에 지나지 않는 무선통신사업부문이 5년 이내에 10∼15%에 이를 것이라고 내부평가를 한 후 이동전화서비스의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 타진한 벨애틀랜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영국의 이동통신사업자 보다폰이 에어터치의 시가총액 외에 상당한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어 총 5백60억달러에 에어터치를 최종 인수했다.
보다폰이 벨애틀랜틱에서 처음 제시한 4백50억달러보다 1백10억달러 높은 금액으로 에어터치 인수에 나선 것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이동전화시장이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는 자신감에서였다.
이외에 영국 통신사업자 브리티시텔레컴(BT)은 영국 제2의 무선통신사업자 셀넷의 경영권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무선통신시장 진출을 준비중에 있고 MCI월드컴·스프린트·케이블&와이어리스(C&W)·도이치텔레콤·프랑스텔레콤 등도 무선통신 시장진출을 현재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통신사업자들의 무선통신사업 강화에 발맞추어 최근에는 IT업체들도 무선인터넷 및 모빌컴퓨팅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IT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MS)·모토롤러·오라클.
MS는 지난해 11월 퀄컴과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 무선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와이어리스날리지」라는 통신합작사를 설립했다. 이 합작사는 에어터치·AT&T무선서비스·벨애틀랜틱모빌·벨사우스·GTE와이어리스·스프린트PCS·US웨스트와이어리스 등 미국과 캐나다의 9개 이동통신사업자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무선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MS는 이달 들어 BT와 무선인터넷부문에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 자사의 다양한 인터넷관련 기술 및 소프트웨어(SW)를 무선인터넷분야의 플랫폼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모토롤러는 네트워크업체 시스코와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 및 무선인터넷 서비스사업에서 10억달러에 달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모토롤러는 시스코의 IP 신호처리기술과 자사의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이동전화 단말기를 올해말경 출시하는 한편 전세계에 4개의 인터넷솔루션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데이터베이스(DB)업체 오라클도 모빌컴퓨팅이라는 이름으로 무선통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오라클은 원격지근무자 및 출장근무자들에게 사내의 다양한 DB를 무선으로 제공해주는 모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제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IT업체들이 무선사업 강화에 적극 나섬에 따라 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은 IMT2000, 위성통신·방송, 디지털 지상파TV방송 등 디지털기반 무선사업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무선기반의 통신·방송서비스를 구현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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