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산업은 지난 80년대 초에 태동했습니다. 이전에 PC(퍼스널 컴퓨터)가 간간이 국내에 도입되긴 했으나 국내에서 「PC」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고 복제 생산이 아닌 국산PC가 처음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보산업연합회 이용태 회장은 국내 PC산업의 태동을 이렇게 설명하고 정부의 교육용 컴퓨터 보급계획에 따라 국내 PC제조업체들이 제품생산에 착수한 데 이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을 통한 수출에 주력하면서 PC산업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용태 회장은 국내 PC산업이 태동되기 이전인 지난 70년대 중반에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전산기 연구실장, 한국전자기술연구소(ETRI의 전신) 전산개발부 부소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국내에 PC기술 도입과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81년에는 삼보전자엔지니어링(삼보컴퓨터의 전신)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국산PC인 「SE 8001」을 개발하고 이듬해에 국내 최초로 캐나다에 국산 PC를 수출하면서 국내 PC산업의 태동과 PC산업 발전을 주도해왔다.
이 회장은 이같은 업적으로 지난 87년 「과학기술의 날」 은탑산업훈장과, 92년 「21세기 경영인클럽」 주관의 신산업 경영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87년 정보산업연합회 회장, 98년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 이사장과 한국인터넷협회 이사에 각각 취임해 지금까지 국내 PC산업 발전과 정보화확산을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PC산업은 대만보다 일찍 발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만에 비해 기술기반이 뒤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국내 PC산업 발전에 몸담아오면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국내에 PC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인 지난 70년대 후반에 세계은행의 후원으로 국내에 반도체와 PC를 생산할 수 있는 벤처창업지원센터가 설치됐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보화의지 부족으로 자금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센터운용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당시 정부를 비롯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적극적인 PC산업 육성에 참여했다면 현재 국내 PC산업은 세계 PC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이 회장은 아쉬워했다.
『국내 PC산업 발전이 대만 등 경쟁국가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80년대 중반부터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기와 가전업을 중심으로 출발한 PC제조업체의 잘 갖춰진 AS를 기반으로 PC산업은 점차 큰 성장을 거듭했습니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이에 힘입어 96년 초에 국내 총 PC 누적보급 대수가 총 1천만대에 이를 만큼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이 회장은 『국내 PC산업은 중소업체와 관련기술 기반이 취약하지만 CD롬 드라이브,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니터 등 일부 부품과 주변기기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발전 전망이 매우 밝다』고 밝혔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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