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경제개발계획에 나타난 전자산업 정책은 수출산업화와 기술자립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1·2차의 경우 수입대체 가능품목의 국산화에, 이후부터는 기술입국이라는 모토 아래 기술자립 및 고부가가치 산업화 등 산업고도화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되기 이전에는 5·16 혁명정부가 국산 라디오 장려를 위해 「특정외래품 판매금지법」을 61년 제정해 공포한 것 외에는 뚜렷한 전자산업 정책이 없었다. 전자산업에 대한 산업적 관심은 라디오를 수출제품화하겠다는 상공부의 방침이 최초다.
특히 지난 65년 초 금성사가 제출한 「TV수상기 국산화 계획 및 전기제품 수출대책에 관련한 건의서」를 정부가 받아들여 이듬해 흑백TV 조립생산을 허락한 것은 정부의 전자공업에 대한 육성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일대 사건이었다. 또 이를 계기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는 전기가 되기도 했다. 이때 페어차일드·모토롤러·IBM 등이 국내 직접투자에 경쟁적으로 진출했다.
66년 12월 2차 경제개발계획이 시행되기 직전에 상공부는 「전자공업」을 수출전략산업화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듬해 1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전자공업 개발에 힘쓸 것임을 천명했다.
상공부는 이에 따라 미국 컬럼비아대 전자공학과 주임교수인 김완희 박사를 67년 9월에 초청했으며, 김 박사로 하여금 「전자공업 진흥방안」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토록 했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68년 12월 28일 전자공업진흥법 제정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3차 경제개발 기간 동안 전자산업은 그동안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는 73년 11월 닥쳐온 1차 석유파동과 무관치 않다. 인플레와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대외경쟁력이 급속히 저하되자 각 기업들은 임금비중을 낮추고 제품품질의 균일화를 위해 자동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또 보호무역주의 등장과 이에 따른 첨단기술의 국책개발, 기술보호장벽 대두 등으로 국내 전자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자산업의 기술집약화를 위한 자주적인 연구개발체제 확립과 국내업계의 성장유망품목에 대한 기술개발 요구가 대두되면서 연구기관 신설을 통한 일련의 연구지원체제를 확립해 나갔다.
4차 경제개발계획 기간 가운데 전자산업은 컬러TV·VCR 등 가전제품과 사설교환기(PBX), 컴퓨터·주변기기 등과 부품 위주로 역점이 두어졌다. 특히 이 기간 동안 2차 오일쇼크로 전자산업에 첫 시련이 닥쳤고 79년 10·26사태로 정치와 사회불안까지 가중,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을 하던 전자산업은 마이너스 13.1% 성장을 기록해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컬러TV 방영을 계기로 전자산업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제5공화국 출범과 함께 체계적인 장기발전계획이 수립됐고 전자공업진흥법도 개정되는 등 「전자산업 고도화계획」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이 기간 중 88년 하계올림픽 유치도 방송기기·디스플레이장치·정보통신기기·전산화시스템 등의 기술개발과 국산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도 했다.
컴퓨터산업의 국산화도 이 당시 주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81년 3월 수립된 전자공업 중장기계획 가운데 컴퓨터산업의 국산화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특히 컴퓨터산업 국산화 전략에 따라 과학기술처는 전자계산기 도입계획 확인제도를 채택해 운영에 들어갔다.
정보사회 조성정책과 활동도 활발했다. 5공화국의 가장 큰 개혁정책의 하나인 고도정보사회 구현을 위해 국가통신사업발전계획을 5차개발계획에 포함시켰다. 한국통신과 한국데이타통신 출범도 이때였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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