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전자산업 40년> 일본계 다국적기업

 아시아계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곳은 주로 일본계다. 일본의 국내 진출은 가전과 전자부품 및 산업용 전자 분야가 컴퓨터와 정보통신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모습이고, 최근들어서는 음반·게임·영화 등 콘텐츠 분야에서도 활기를 띠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전에서 대표적인 기업은 샤프. 지난 73년 합작형태로 국내에 진출한 이 회사는 84년 상호를 지금의 (주)한국샤프로 바꾼 이후 매년 크게 성장해 지난 97년에는 매출규모가 1천억원을 넘었다.

 주력제품은 금전등록기·전자수첩·전자계산기 등 사무기기이나 미니컴포넌트·하이파이오디오·마이크로컴포넌트 등 오디오와 액정TV 등 영상기기로 점차 품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소니는 지난 90년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주로 애프터서비스(AS)에 주력했으나 95년부터는 소니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판매해 사업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취급품목은 가전을 비롯해 방송기기·부품 등 다양하며, 매출규모는 95년 2백70억원에서 96년 4백73억원, 97년 6백6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산업전자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 테스터 및 계측기기 생산업체인 어드밴테스트, 세계 굴지의 공장자동화기기 제조업체인 화낙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후지쯔의 자회사이기도 한 어드밴테스트는 지난 86년 합작으로 진출했고, 96년에는 단독 출자로 한국법인 어드반테스트코리아를 설립하며 사업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봄에는 천안에 메모리 테스트 시스템 및 보조장치인 하이픽스 생산공장을 준공, 본격적인 국내 생산에 들어갔다. 천안 공장에서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연간 50대, 하이픽스 제품은 연간 70대를 생산한다.

 지난 78년 코오롱그룹 등과 합작으로 국내 진출한 화낙은 현재 경남 창원 등에 공장을 두고 각종 기기를 생산중이다.

 주력제품은 공작기계의 핵심인 CNC장치로 매출의 75%를 차지하며, 산업용 로봇과 와이어컷 방전기기 등 자동화기기류도 취급하고 있다. CNC장치의 경우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섰으나 국산화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지금은 50%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

 전자부품에서 대표적인 기업은 세계적인 다국적 부품업체로 통하는 다이요유덴. 일본을 비롯해 대만·싱가포르·멕시코 등 전세계 8개국에서 9개 공장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지난 72년 마산에 진출해 칩콘덴서·칩저항기·칩인덕터 등을 주로 생산했으나 현재는 칩저항 어레이 등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

 음반·영화·게임 등 콘텐츠 분야에서는 소니뮤직과 세가엔터프라이즈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소니뮤직의 경우는 지난 87년 관련 법 개정으로 「해외 음반사의 국내 직배」가 허용됨에 따라 89년 판매 자회사를 설립하고 국내 진출했다.

 세가는 지난 96년 12월 현대와 25(세가)대75의 지분으로 현대세가를 설립해 아케이드사업을 개시했고, 97년 7월에는 롯데그룹과 50대50으로 롯데세가를 설립해 도시형 하이테크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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