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삼전자타운" 개장 의미와 전망

 지난 5일 구로구 고척동 일이삼전자타운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일이삼전자타운 개장은 테크노마트 개장과 함께 용산과 세운상가에 집중돼 있던 전자상가의 상권다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일이삼전자타운은 지난해 10월말 개장하려다 두 차례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끝에 오픈한 것이어서 과연 전자 전문상가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이삼전자타운은 우선 개장 당일 1층과 지하를 제외하고 각 층의 많은 매장이 텅 비어 있는 실정이다. 테크노마트 개장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당 5백50만∼1천만원대의 낮은 분양가에 분양가의 15% 수준이라는 저렴한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장 임대율은 40%를 밑돌고 있다.

 각 층별 업종 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가전제품 매장인 2동의 경우 1층에 입주한 20여개의 점포 가운데 가전·통신기기 점포는 절반인 10여개에 불과했으며 2층은 6개 점포 가운데 통신기기 점포 2군데, 수입가전 점포 1군데에 그치고 있다. 2동의 다른 층과 컴퓨터·소프트웨어 전문매장인 1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층마다 10여개도 안되는 점포가 입주해 있지만 업종은 구분돼 있지 않다. 안경점과 통신기기·오디오 매장이 한 층에 뒤섞여 있다.

 2동 매장의 한 관계자는 『상가 분양업체가 처음에는 업종별 구분을 시도했지만 임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층별 구분없이 분양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장 일정이 지난해 10월 27일에서 11월로, 다시 이달 5일로 두 차례 연기되면서 상가의 홍보가 부족했던 점도 신생상가가 보인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임대율이 저조하다보니 임대계약을 체결한 상인들 내부에서도 개장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으며 개장을 알리는 전단조차도 개장 하루 전에야 배포됐다. 심지어 관리사인 삼창산업개발이 개장 당일 축하공연의 하나로 록페스티벌을 개최했으나 주민들이 시끄러움을 호소해 경찰차가 출동하는 등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이삼전자타운은 또 한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테크노마트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진흥구역 및 벤처 집적시설로 예비지정을 받았으나 본지정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벤처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일이삼은 전자상가로서의 전문성이 다른 전자상가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빈 점포만 채워진다면 서부지역 상권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제품의 구색을 갖추고 있는데다 패션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할인점인 일이삼마트가 개장 당일부터 인근 지역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룬 것은 잠재소비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대목이다.

 삼창산업개발측은 오는 7월경 부품 유통상가인 3동을 준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부품 유통상가가 개장하면 가전매장, 컴퓨터 매장과 함께 상권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창측의 말대로 연말께 가서 수도권 서부지역 전자상권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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